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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의 '6자 회담'이라는 '블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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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6자 회담' 발언으로 비핵화 복잡해진 함수
다만 김정은·北매체는 '6자 회담'에 침묵하는 상황
전문가 "김정은, 6자회담 전혀 생각없어…대미 협상용"


김정은의 '6자 회담'이라는 '블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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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동표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5일 북·러정상회담을 통해 '포스트하노이' 전략을 본격화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체제 안전보장을 위한 6자 회담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김 위원장이 올해 초 신년사에서 밝힌 '새로운 길'과 '다자협상'과 맥을 같이 하는 듯 보인다.


그러나 26일 북한 매체들은 북·러정상회담 소식을 일제히 전하면서도 '다자' 혹은 '6자'에 관한 일언반구도 없었다. 김 위원장도 '6자 회담'을 시사하는 듯한 메시지도 전혀 내놓지 않았다. 이는 푸틴 대통령을 후광으로 미국을 압박하는 모양새를 취하고, 연말까지 미국의 협상 전략 변화를 촉구하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6일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들은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의 단독 및 확대회담, 만찬 연회를 크게 보도했다. 그러나 양국의 친선·우애, 경제·문화 협력을 강조했을 뿐 6자회담에 관한 언급은 전혀 없었다는 점이 눈에 띈다.


김 위원장은 지난 1월 1일 발표한 신년사에서 "미국이 우리 인민의 인내심을 오판하면서 공화국에 대한 제재와 압박으로 나간다면 우리로서도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게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새로운 길'로 경고의 의미를 담았지만, '모색하지 않을 수 없게 될 수도 있다'는 표현에서 '새로운 길'에 대한 주저함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실제로 그는 앞선 문장에서 "언제든 또다시 미국 대통령과 마주앉을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하노이 노딜 이후에도 김 위원장은 여전히 북·미대화에 기대를 걸고 있음은 지난 12일 시정연설에서 드러났다. 그는 "3차 북·미회담을 한번은 더 해볼 용의가 있다"고 하면서 그 시한을 올해 연말까지로 제시했다.


때문에 이번 북·러정상회담과 푸틴 대통령의 입을 빌린 '6자회담' 언급 등은 결국 시간제한에 더해 복잡한 카드를 내던지며 미국을 재차 압박하기 위한 것이라는 평가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통일안보센터장은 "북한 매체의 보도를 통해 '6자회담'은 결국 푸틴의 생각일 뿐이었음이 드러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단독·확대 회담 후 만찬 연설에서도 김 위원장은 6자 회담과 관련된 의향을 전혀 시사하지 않았다"면서 "이는 무엇보다도 6자회담은 북한이 결코 수용할 수 없는 방안"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섣불리 다자회담 카드를 내세우지 않은 배경이다.


신 센터장은 6자회담의 '9·19공동성명'을 1조 1항을 지적했다. 1항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모든 핵무기와 현존하는 핵계획을 포기할 것과, 조속한 시일 내에 핵확산금지조약(NPT)과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안전조치에 복귀할 것을 공약하였다"고 명시했다.


이는 현재 미국이 북한을 압박하는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북한의 비핵화(FFVD)'와 정확히 일치한다는 평가다. 즉, 6자회담으로의 복귀는 북핵 문제의 대헌장 격인 '9·19성명'에 종속된다는 것이고, 이는 김 위원장이 이번 북·러회담에서 '6자회담'에 침묵한 이유라는 것이다.


다른 의미에서 보면 미국이 기존의 일방적인 압박을 철회하지 않을 경우 중국과 러시아를 등에 업고 6자 회담 카드로 미국을 견제하겠다는 의도도 숨어있다. 푸틴 대통령의 6자 회담 언급도 북ㆍ미간 비핵화 협상이 북한의 요구가 반영되지 않을 경우를 대비한 대미 견제 또는 압박 카드라는 의미로 봐야 한다는 평가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푸틴 대통령의 '6자회담' 발언은 기자들과의 문답과정에서 나왔다"면서 "러시아측이 의도적으로 준비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했다.


그는 "오히려 푸틴 대통령은 미국과 비핵화 목표를 같이 한다고 했고, 북·미협상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미국이 보다 적극성을 갖고 (현재의) 대화를 진전시키길 바란다는 입장을 우선해 나타냈다"고 강조했다.


홍 실장은 푸틴 대통령의 발언의 초점은 '체제 보장'에 맞춰져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북·미협상이 타결되더라도) 결국 체제안전보장이 중요한데, 남북·미 체제가 그것을 보증하지 못한다면 6자회담이라는 체제안전보장의 틀이 필요할 수도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그런 점에서 이번 북·러정상회담은 문재인 대통령의 '동북아 다자안보체제'를 재확인한 것이라는 평가다. 문 대통령은 2017년 9월 제72차 유엔총회 연설에서 "한 축에서 동북아 경제공동체의 바탕을 다져나가고, 다른 한 축에서 다자간 안보협력을 구현할 때, 동북아의 진정한 평화와 번영을 시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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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북·미간 평화체제가 이뤄진다 할지라도 발생할 수 있는 조약 파기의 위험성을 예방하는 장치로 평가된다. 때문에 북한도 미국과의 관계정상화 이후 평화체제를 구속할 수 있는 다자협정에는 공감을 표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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