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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안인득 나올까, ‘조현병 환자 사각지대’ 개선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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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안인득 나올까, ‘조현병 환자 사각지대’ 개선 절실 고개 숙인 안인득.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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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12살 여아, 18세 여학생, 70대 노인 등 총 20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경남 진주 아파트 방화·살인사건의 피의자 안인득(42)이 과거 수 차례 조현병 치료를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이런 사건이 일어난 배경에는 이른바 ‘조현병 환자 관리 사각지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범죄심리전문가는 모든 조현병 환자가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일부 극단적인 경우 폭력성이 있을 수 있다면서, 이들을 대상으로 한 치료가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사건을 수사 중인 진주경찰서는 안인득이 지난 2011년 1월부터 2016년 7월까지 진주의 한 정신병원에서 68차례에 걸쳐 ‘상세불명의 조현병’으로 치료받았다고 21일 밝혔다.


안인득이 2010년 폭력을 휘둘러 재판에 넘겨졌을 당시 ‘편집형 정신분열증(조현병)’ 진단으로 보호관찰형을 받은 이후 정신질환 진료를 받아왔다는 것이다.


문제는 치료의 연속성이다. 경찰은 안인득이 2016년 7월 이후부터 범행 전까지 2년9개월은 병원에 다니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는 사이 안인득은 수 차례 문제를 일으켰다. 올해 들어서만 7차례 경찰에 신고됐는데 이 가운데 5차례가 아파트 주민들과의 마찰이었다.


하지만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마지막 한차례만 재물손괴 혐의로 입건했다. 나머지 네차례는 모두 아파트 주민들 사이의 시비로 판단,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았다.


안 씨에게 치료 약물이나 상담을 제공했어야 할 관할 보건소나 동사무소도 안씨가 정신질환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보건소 산하 정신건강복지센터는 등록된 정신병력자를 관리하지만 안씨는 미등록 상태였다. 본인이나 보호자가 센터에 등록해야 알 수 있는데 안씨는 스스로 등록하지 않았고 혼자 살기 때문에 대신 등록해줄 가족도 없었다.


제2의 안인득 나올까, ‘조현병 환자 사각지대’ 개선 절실 진주 아파트 방화·살인 혐의로 구속된 안인득(42)이 병원을 가기 위해 19일 오후 경남 진주경찰서 내 경찰차에 앉아있다.사진=연합뉴스


전문가는 일부 조현병 환자가 폭력성을 드러낼 수 있다면서, 강제 치료 등 이를 사전에 막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17일 오후 CBS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와 인터뷰에서 “(단순 조현병과 범죄 사이엔) 인과관계가 전혀 없다”며 “사실은 모든 조현병 환자들이 다 위험한 게 절대 아니다. 위험한 부류가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진주 아파트 방화·살인사건에 대해서는 “이번 사건의 주인공처럼 ‘편집형 조현병’, 편집형이라는 조현병이 전체로 보면 그렇게 많은 수가 아니다. 한 10~20% 정도 될 수가 있다. 그런 사람들 중에 폭력 전과가 있다. 이런 분들은 피해망상이 있기 때문에 피해를 줬다고 자기 마음대로 생각하는 사람을 공격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위험성이 고양되면 흉기를 지니고 다닌다”며 “그렇기 때문에 흉기를 소지하고 다니는 ‘편집형 조현병’ 환자는 치료가 강제돼야 될 필요성이 꼭 존재한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조현병을 앓는 사람들이 범죄를 저지르는 확률은) 훨씬 낮다. 왜냐하면 조현병은 계획범죄를 저지르기 매우 어렵다. 정신적으로 문제가 많기 때문에 일반인들보다는 사실 범죄 발생률이 낮다”면서도 “문제는 지금처럼 극소수 위험한 사람들에 대해서는 치료를 강제할 필요가 있다고 얘기할 수 있겠다”고 강조했다.


종합하면 모든 조현병 환자가 안 씨 사건과 같이 흉악범죄를 저지르지 않는다는 것이 전문가의 의견이다. 하지만 한번 사건을 일으키면 강력사건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환자 상태에 따라 일종의 ‘촘촘한 맞춤형 관리’가 시급한 실정이다.


제2의 안인득 나올까, ‘조현병 환자 사각지대’ 개선 절실 17일 오전 경남 진주시 가좌동 아파트에 방화·살해한 안모(42)씨가 과거에도 위층을 찾아가 문을 열려고 하는 장면이 폐쇄회로(CC)TV에 기록됐다.사진=연합뉴스


문제는 인력과 예산이다. 보건복지부(이하 복지부)에 따르면 전국에는 243개 기초·광역 정신건강센터가 존재한다. 이곳에 등록된 관리 대상 환자는 6만1220명에 달한다. 반면 전체 근무자는 2524명에 불과하다. 실질적인 관리를 담당하는 사회복지사 인원만 추리면 근무자는 더 줄어든다.


정신건강복지센터 예산도 선진국에 비해 훨씬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복지부에서 발행한 2018년 정신건강사업 안내 보고서 자료에 따르면 2015년 주요 국가별 1인당 정신보건지출은 영국 미국 일본 순이었다.


1위인 영국은 278달러를 지원하는 반면 한국은 45달러에 불과해 6배 넘게 차이 났다. 이른바 ‘정신질환 치료 사각지대’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 가운데 보건복지부의 ‘정신질환 진료 환경 실태조사’를 보면 전체 중증정신질환 환자 중 지역사회 정신보건시설이나 재활기관에 등록한 비율은 29.4%(2017년 기준)에 불과하다. 10명 중 7명이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셈이다. 재활시설 등도 수도권(51.3%)에 집중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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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정신질환자들의 치료 중단 이유 개선과 관련 제도적 장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의료계 관계자는 “(폭력성이 높은 조현병 환자의 경우)치료 상황을 벗어나려고 하거나 중단된 환자의 경우 관련 정보를 공유할 수 있어야 하고, 이와 함께 환자들이 사회에 잘 적응하도록 직업 재활 시설 등을 구축하는 것을 대안으로 볼 수 있다”라고 제언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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