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홍남기에 "非재해추경은 통과 못 시켜"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18일 국회에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를 만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오는 25일 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윤동주 기자 doso7@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18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만나 "재해추경과 비(非) 재해추경을 구분해달라"며 "비 재해추경은 사실상 총선용 추경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추경안 처리 협조를 요청하기 위해 국회를 찾은 홍 부총리에게 "미세먼지, 산불, 포항지진과 관련된 재해추경만 통과시킬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재해추경은 속도감있게 처리할 수 있지만 비 재해추경은 추경 요건이라든지, 재원문제라든지 걱정되는 부분이 많다"며 "결국 추경이 내년 총선을 위한 선심용 추경이 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 당의 공식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홍 부총리는 "정부로서는 미세먼지 대책이 시급하고 또 이와 거의 같은 수준으로 경제 하방리스크에 대한 선제대응과 재정보강이 시급하다"며 "연초부터 글로벌 경제의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우리 경제도 엄중한 상황"이라고 추경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총선용 추경이라고 하지만 저희로서는 경제를 살리기 위한 추경이라고 말씀드릴 수밖에 없다"며 "재원 관련해서도 적자국채 우려를 말씀하셨는데 예산에서 갖고 있는 여유자금을 활용해, 적자국채 발행을 최소화하는 수준에서 추경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득했다.

하지만 나 원내대표는 "실질적으로 그동안 경제 견실하다, 각종 지표 괜찮다던 정부가 이제와서 경제가 어렵다, 비상상황이라고 말하니 앞뒤가 안맞는다는 생각"이라며 "핵심인 소득주도성장 폐기에서 출발해야 이 경제문제를 풀 수 있지 세금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총선용, 선심용 세금으로 일자리 만드는 추경에 응할 수 없다"며 "오히려 재해 대책이 시급하다면 별도로 추경안을 내달라"고 요구했다.

나 원내대표는 면담 후 의원총회 자리에서도 "(홍 부총리는) 분리 추경을 못 한다고 한다"며 "하지만 (우리당은) 기본적으로 총선 선심용 추경은 받을 수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어 미세먼지 대책에 대해서도 "원전 가동비율 높이고 석탄 비율 줄이는 등의 대책 없이 대증적인 것만 하겠다는 대책을 어떻게 받을 수 있겠느냐"며 "원전 가동률 높이는 등 근본적 대책을 가져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일자리, 경기부양 추경 보단 경제 실패에 대한 사과가 우선"이라며 "근본적 변화없이 추경으로 이 부분을 해결하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이런 추경에 대해선 하나도 남기지 않고 삭감하겠다"고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