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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류청론] 대형재난 총력대응 위해 소방직 국가직화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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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류청론] 대형재난 총력대응 위해 소방직 국가직화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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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현종 13년인 1672년 음력 4월께 강릉과 삼척 등 4개 고을에 큰 산불이 나서 1900여호의 민가가 불타고 65명이 사망하는 큰 피해를 입었다. 그리고 순조 4년인 1804년 음력 3월3일에는 강릉ㆍ양양ㆍ간성ㆍ고성 등 동해안 6개 고을의 민가 2600여호가 불타고 61명이 사망하는 큰 산불이 있었다. 예나 지금이나 '양간지풍(襄杆之風)'이라고 불리는 거센 바람은 산불을 급속하게 확대시키는 위협적 존재이다.


2005년 양양 산불이나 2017년 삼척과 강릉 산불도 거센 바람에 속수무책이었고 진화하는 데 2~3 일씩 걸렸다. 그러나 그때와 상황이 비슷했음에도 지난 4일 발생한 고성 산불은 13시간여 만에 진화됐다. 산림청과 소방청은 물론이고 군인과 경찰 그리고 시군의 공무원, 자원봉사자 등 온 국민이 마음을 모아 모두가 총력으로 대응해 위력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이번 산불에선 우리는 과거 보지 못했던 광경을 목격할 수 있었다. 전국에서 소방차가 모여 든 것이다. 화재가 발생한 곳과 가까운 지역에서 소방차 몇십 대를 보내주던 것이 일반적이었는데 이번에는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에서 무려 820대라는 소방차가 출동했다. 2017년 7월 소방청이 개청하면서 새롭게 정립한 국가총력대응과 육상재난대응총괄의 책무가 실질적으로 작동한 것이라 평가된다. 한편 이런 모습에 소방공무원 국가직화의 목소리가 전국에서 메아리쳤다. 청와대 국민청원에 국민 20만명이 답하는 데 사흘밖에 걸리지 않았다. 여론조사에선 국민의 80%가 국가직화에 찬성한다고 답했다. 여야도 진보와 보수도 따로 없는 모습이다.


소방공무원 국가직화의 당위성을 주장하는 측에서는 재정 상태에 따라 지역별로 편차가 심한 소방력 불균형을 완화시키고 대형재난을 막기 위해 총력대응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한다. 반면 좀 더 논의가 필요하다는 측에서는 자치분권에 역행한다는 점과 사무도 완전히 국가화해야 한다고 하면서 세월을 보내고 있다. 그러나 반대하는 측에서 간과하고 있는 한 가지가 있다. 바로 국민이다. 국가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할 의무가 있다. 진정 무엇이 국민을 위하는 것인지 생각한다면 선택이 어렵지 않을 것이다.


소방관들은 업무특성 때문인지 감정이나 의사표현 방법이 단순하다. 이리저리 감추고 비틀고 술수를 쓰지 못한다는 말이다. 대형 재난현장을 접하면서 그들은 충분하고 숙달된 인력과 장비가 있어야 국민을 보호할 수 있다는 사실을 절감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것을 지방에만 맡기면 재정력 때문에 불가능하다는 점도 잘 알고 있다. 또 재정력이 있다 할지라도 자치단체마다 여유 있는 소방력을 갖추는 것은 비효율성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 효율성과 효과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 위해서는 조직과 인력을 일체화시켜야 한다. 신분이 일원화되면 소방관들의 정신과 행동을 더 하나로 결집할 수 있을 것이다. 국가안보를 담당하는 군인의 신분이 모두 하나인 것과 마찬가지다.


재난은 최악의 시나리오로 악화되지 않게 초반에 압도해야 한다. 그래서 소방은 최고 수위 우선대응원칙을 수립했다. 여의도에서 소방공무원 국가직화 법안이 표류하고 있는 동안 어떤 재난이 터질지 누구도 장담 못한다. 설령 국민이 어리석은 질문이나 요청을 할지라도 현명한 답을 내놓아야 할 의무와 능력이 있는 사람들이 위정자다. 그런 능력이 있다고 믿기 때문에 국민은 그들에게 신성한 한 표를 주었고 그들의 결정을 따르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 그들이 '현문우답'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국민 모두가 매의 눈으로 감시하고 평가해야 할 때가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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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돈묵 가천대학교 설비ㆍ소방공학과 교수, 차기 화재소방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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