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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그날엔…] 창원성산보다 놀라운 ‘새벽 4시’ 대역전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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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서울시장 선거, 정치사에 남을 장면…여론조사, 출구조사, 개표결과 '반전의 반전'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정치, 그날엔…’은 주목해야 할 장면이나 사건, 인물과 관련한 ‘기억의 재소환’을 통해 한국 정치를 되돌아보는 연재 기획 코너입니다.


[정치, 그날엔…] 창원성산보다 놀라운 ‘새벽 4시’ 대역전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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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표율 99.98%의 대역전. 경남 창원성산 국회의원 보궐선거는 상상 그 이상의 결과물을 보여줬다. 강기윤 자유한국당 후보는 개표 시작부터 줄곧 앞서가다 골인 지점을 바로 눈앞에 두고 역전을 허용했다. 덕분에 주요 언론이 ‘강기윤 당선 유력’, ‘강기윤 당선 확실’이라는 오보를 줄줄이 하게 됐다.


개표 막판까지 4~5% 격차로 안정적인 1위 자리를 질주하던 강 후보가 영화나 드라마처럼 대역전의 쓴맛을 경험하게 될지 누가 상상할 수 있겠는가. 창원성산의 이번 개표 사례도 흥미롭지만 한국 정치사에는 더욱 놀라운 사연들도 있다.


창원성산의 역전승 소식이 비공식적으로 알려진 시기는 선거 당일 오후 11시를 앞둔 시점이다. 11시20분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개표 자료를 통해 대역전이 공식화됐다. 늦은 밤까지 개표 결과를 지켜본 사람이라면 진땀 승부의 반전 드라마를 확인할 수 있었다.


만약 자정을 넘은 시간까지 개표 결과를 지켜보다가 ‘당연히’ A후보가 당선될 것으로 알고 잠이 들었는데 다음날 새벽 결과가 뒤집혔다면 어떤 생각이 들까. 대한민국 수도 서울에서 벌어졌던 일이다.


이른바 새벽 4시 대역전 드라마. 그 사연을 알기 위해서는 2010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6월2일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최대 관심 지역은 누가 뭐래도 서울이었다.


당시 오세훈 한나라당 후보와 한명숙 민주당 후보가 맞대결을 펼쳤는데 선거를 앞두고 판세는 이미 기운 것처럼 보였다. 지방선거를 일주일 앞둔 상황에서 발표된 KBS MBC SBS 방송 3사 여론조사 결과 때문이다.


[정치, 그날엔…] 창원성산보다 놀라운 ‘새벽 4시’ 대역전 드라마



방송 3사가 미디어리서치 등에 의뢰해 2010년 5월24일부터 26일까지 서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전화 여론조사(표본오차는 ±3.1%포인트)를 벌인 결과 오세훈 후보는 50.4%, 한명숙 후보는 32.6%로 조사됐다. 두 후보의 지지율 격차는 17.8% 포인트에 달했다.


이러한 결과가 지방선거 일주일을 앞두고 주요 방송 3사 메인 뉴스를 통해 전달됐다. 오세훈 후보를 지지하거나 한명숙 후보를 지지하는 시민들은 어떤 느낌이었을까.


문제는 여론조사의 함정이 숨겨져 있다는 점이다. 집 전화 여론조사는 휴대전화만 사용하는 세대의 표심을 반영할 수 없다는 결정적인 한계가 있었다. 낮에 집 전화를 걸었을 때 여론조사에 응답할 수 있는 이는 제한적이다.


오세훈 후보의 일방적인 승리로 끝이 날 것으로 생각하던 이들에게 2010년 6월2일 출구조사는 또 다른 충격이었다. 방송사 출구조사 결과 오세훈 후보 47.4%, 한명숙 후보 47.2%로 불과 0.2% 포인트 차이였다.


실제 개표는 또 하나의 드라마를 예고하고 있었다. 개표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한명숙 후보가 오세훈 후보를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선거 당일 오후 10시20분 시작된 한명숙 후보의 우세는 자정을 넘긴 이후까지 무려 5시간 넘게 이어졌다.


한명숙 후보의 선거 승리가 예견되자 당시 한나라당은 “국민의 기대에 못 미쳤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시장 탈환이 기정사실로 다가오자 민주당은 “국민적인 심판”이라는 논평을 내놓기도 했다.


[정치, 그날엔…] 창원성산보다 놀라운 ‘새벽 4시’ 대역전 드라마 오세훈서울시장


개표 상황이나 여야의 반응은 서울시장 선거의 주인공은 당연히 한명숙 후보가 될 것이란 전제로 이뤄졌다. 그러나 선거 다음날 새벽 4시 생각하지도 못한 상황이 일어났다.


오세훈 후보가 한명숙 후보를 앞서 나가기 시작한 것이다. 당시 한나라당 강세 지역이었던 서초구 개표가 뒤늦게 이뤄지면서 오세훈 후보는 탄력을 받았고 그 힘으로 또다른 대역전 드라마의 주인공이 될 수 있었다.


최종 개표 결과는 오세훈 후보 208만6127표(47.43%), 한명숙 후보 205만9715표(46.83%)로 오세훈 후보의 0.6% 포인트 승리였다. 오세훈 후보의 서울시장 당선 확정 소식이 뉴스 속보로 전해진 시각은 선거 다음날인 6월4일 오전 8시26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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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치 역사상 가장 극적인 승부가 펼쳐졌던 선거는 그렇게 마무리됐다. 2010년 서울시장 선거 투표율은 53.9%에 불과했다. 여론조사를 보면서 “어차피 내가 찍어도 낙선할 게 뻔한 데….”라는 생각에 투표 참여를 포기한 한명숙 후보의 지지자들이 만약 투표장에 나왔다면 결과는 달라졌을까.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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