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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해외수주 밀어주는데 손 놓은 정부…'건설 코리아'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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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분기 해외 건설수주 반토막
중동 유가 하락·아시아 정치적 이벤트로 해외발주 연기
건설산업 경쟁력 20개국 중 12위…6위서 곤두박질
국토부 "해외 건설 수주 회복" 안일한 전망

中 해외수주 밀어주는데 손 놓은 정부…'건설 코리아'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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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 임철영 기자] 올해 1분기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 수주 성적표는 암울하기 그지없다. 지난해 말만 하더라도 해외 수주가 전년보다 다소 늘며 깊은 침체에서 빠져나왔다는 진단이 나왔다. 하지만 이는 3개월을 지속하지 못했다. 3개월 만에 해외 건설 수주액은 전년 1분기의 반 토막 수준으로 쪼그라들었고 수주 건수도 25%나 줄었다. 이는 한국 건설산업의 경쟁력 추락으로 고스란히 이어졌다. 한국 건설산업이 총체적 난국에 빠진 셈이다.


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1분기 해외 건설 수주가 가장 급감한 지역은 중동과 중남미 지역이다. 1년 전 수주액의 25% 수준에 그친 중동의 경우 유가 하락이 가장 큰 요인으로 꼽혔고, 90%나 급감한 중남미는 베네수엘라 사태와 같은 정치적 불안 때문에 발주가 줄줄이 연기된 영향이 컸다. 가장 기대를 모았던 아시아 지역도 대부분 국가에서 총선과 대통령 선거 등을 치르면서 입찰 결과가 이달로 미뤄지는 등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겹쳤다는 지적이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통상 아시아 지역의 경우 3월에 입찰 결과가 나왔는데 올해는 2분기로 넘어간 상황"이라며 "중동의 경우 유가 하락과 통상 압력으로 시장 자체가 불안정해 결과가 늦어지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요인"이라고 말했다.

中 해외수주 밀어주는데 손 놓은 정부…'건설 코리아' 흔들

이 같은 해외 수주의 부진은 국내 건설업의 경쟁력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 공개된 한국건설기술연구원(건기연)의 '건설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평가를 통한 해외 건설 빅(Big) 이슈 개발(Ⅲ)'이라는 보고서를 보면 우리나라 건설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은 갈수록 떨어지는 추세다. 건설산업 글로벌 경쟁력이란 건설기업이 세계 무대에서 경쟁할 수 있는 기업 역량과 제도, 정책 등 국가의 총체적 능력을 뜻한다.


우리나라 건설산업의 2018년 글로벌 경쟁력은 20개 국가 중 12위를 기록했다. 2016년 6위에서 이듬해 9위로 밀려난 데 이어 일 년 새 또 3계단 하락한 것이다. 건기연이 2011년 평가를 시작한 이후 우리나라가 10위권 밖으로 나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1위는 미국, 2위는 중국이며 스페인, 독일, 영국 등 유럽 국가들이 3~5위를 차지했고 일본은 전년보다 1단계 상승한 7위에 올랐다.


건설시장 안정성에서는 중국이 1위였고, 한국은 15위를 기록했다. 인프라는 일본이 1위를 차지했지만, 우리나라는 10위에 머물렀다. 국가별 건설기업 역량평가 결과는 미국이 1위, 중국이 2위를 기록했다. 특히 우리나라는 시공 경쟁력이 7위에서 10위까지 밀려났다. 가격경쟁력에선 인도가 1위, 한국은 7위를 기록했다.


보고서는 "우리나라가 해외 건설 수주에서 후발주자들의 저가 공세에 따른 가격 경쟁과 선진국들의 기술 경쟁 사이에서 이중고를 겪고 있기 때문"이라며 "향후 차별화된 전략과 품질, 안전, 건설사업 관리 역량 강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특히 건설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는 대안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춘 스마트 건설 기술 개발을 꼽았다.


물론 아직 연초인 만큼 1분기 해외 건설 수주 성적만으로 국내 건설업의 경쟁력을 평가하기에는 이르다는 진단도 나온다. 손태홍 건설산업연구원 실장은 "지난해의 경우에도 해외 수주가 연말에 몰리면서 결과적으로 30%가량 늘어났다"면서 "연초 성적만 갖고 원인을 진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국내 건설시장이 어렵기 때문에 건설사 입장에서도 올해는 해외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시기이기 때문에 향후 해외 수주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에너지업체들의 생산시설 확대, 중동의 석유화학 발주 증가, 글로벌 정제공장 증설 모멘텀에 근거해 일각에서는 하반기부터 수주 실적이 개선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김세련 SK증권 연구원은 "각 사의 해외 수주 가이던스가 지난해 대비 높은 수준으로 설정돼 있다는 점에 주목했을 때 수주에 대한 기대감을 접기에는 이르다"면서 "올해 낙찰 계획이 대부분 하반기에 집중돼 연말에 가까울수록 계획된 수주를 달성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中 해외수주 밀어주는데 손 놓은 정부…'건설 코리아' 흔들

하지만 최근 수년간 비약적으로 발전한 중국의 사례처럼 정부의 지원이 더욱 확대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우리나라 건설사들은 발주국에서 원하는 대로 시공만 하지만, 중국은 건설 수주와 함께 금융 지원을 동반하는 '투자개발형'이다. 중국 정부는 2010년 이후부터 기업 해외 투자 활성화를 위한 제도를 정비하고 국영 금융기관 위주의 지원 체계를 구축했다. 중국 건설은행과 중국수출입은행, 중국 수출보험공사 등 자금력을 등에 업은 중국 건설사들은 동남아시아는 물론 전 세계 건설시장을 싹쓸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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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에 대한 정부의 안이한 대응도 문제라는 시각이 많다. 건기연의 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 건설업의 경쟁력 저하가 확인됐지만, 국토교통부는 최근 들어 회복되고 있다는 진단을 내놨다. 국토부는 "이 수치는 해당 연도의 해외 건설 기성금액을 기준으로 한 것"이라며 "2018년 지표는 2015~2016년 유가 하락 등의 사유로 해외 건설 수주(계약) 실적이 부진했던 결과로 최근 들어 회복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건설업계에선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으로 해외 건설시장에서의 경쟁력이 더 약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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