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투약' SK그룹 3세 오늘 영장심사…경찰에 불출석 의사 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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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송승윤 기자] 마약을 구매해 투약한 혐의로 구속 영장이 청구된 SK그룹 창업주 고 최종건 회장의 손자 최모(31)씨가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인천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 영장이 청구된 SK그룹 일가 최씨에 대한 영장실질심사가 3일 오후 2시 인천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씨는 구속영장이 청구된 이후 경찰 측에 "반성하는 차원에서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날 영장실질심사는 최씨가 출석하지 않은 상태에서 서류 심사만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앞서 검찰은 전날 경찰이 신청한 최씨의 구속영장을 오후 늦게 법원에 청구했다.

최씨는 지난해 3∼5월 평소 알고 지낸 마약 공급책 이모(27)씨로부터 15차례 고농축 대마 액상을 구매해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최근까지도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또 다른 판매책으로부터 대마를 3차례 구매해 투약한 혐의도 함께 받았다. 최씨는 마약 구매 대금으로 700만원을 쓴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구입한 대마는 주로 집에서 피웠다"며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경찰은 지난달 공급책 이씨를 구속해 수사하는 과정에서 최씨가 그에게 마약을 구매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이후 이달 1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있는 SK그룹 한 계열사에서 최씨를 체포했다.

최씨는 SK그룹 창업주인 고 최종건 회장의 손자이자 2000년 별세한 최윤원 SK케미칼 회장의 아들이다. 미국에서 대학을 졸업한 그는 현재 SK그룹 한 계열사에서 근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또 이씨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손자인 현대가 3세 정모(28)씨도 같은 종류의 대마 액상을 구입해 투약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하고 있다. 경찰은 현재 해외에 체류하고 있는 정씨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정씨가 귀국하는 대로 그를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정씨는 유학 시절 알게 된 이씨와 함께 국내에서 대마를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이 정씨 자택에서 마약을 투약할 당시 신원을 알 수 없는 여성 1명도 함께 있었던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