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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면합의' 갈등 새 불씨…강성노조 기업은 도입 안 할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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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력근로제 확대, 현장 적용 과정에서 노사갈등 우려
재계 "시박 시운전만 최소 6개월…1년 확대 무산 아쉬움"
노동계 "근로자 보호장치 무력화 가능성" 반발

'서면합의' 갈등 새 불씨…강성노조 기업은 도입 안 할수도 19일 서울 경사노위 브리핑실에서 탄력근무 관련 합의문이 발표된 후 대표장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재갑 고용노동부장관,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 손경식 한국경총회장, 이철수 경사노위 노동시간제도개선위원장, 문성현 경사노위 위원장./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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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김보경 기자, 안하늘 기자, 기하영 기자] 19일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가 합의 시한을 수차례 연장하면서까지 어렵게 탄력근로제 개선 합의문을 발표했지만 곳곳에 함정이 도사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요 합의 사항에 대해 노동계와 경영계가 각각 불만을 표시하고 있어 향후 국회 입법 과정에서도 진통이 예상된다.


◆노사 분쟁 씨앗 될 '서면 합의'= 이번 합의에서는 여러 가지 쟁점을 '노사 간 서면 합의'로 해결 가능하도록 했다. 탄력근로제를 적용하기 위해서는 노사 간 서면 합의가 필요하다. 임금 보전과 11시간 연속 휴식시간 등 근로자 보호를 위한 장치들도 근로자 대표와의 서면 합의만으로 가능하게 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조건은 담지 않아 향후 현장에서 적용하는 과정에서 노사 간 갈등이 첨예화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노사정은 3개월을 초과하는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 도입으로 우려되는 노동자의 과로를 방지하고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근로일 간 11시간 연속 휴식시간을 의무화했다. 그러나 근로자 대표와의 서면 합의가 있는 경우에는 11시간 연속 휴식시간을 지키지 않아도 되게 했다. 임금 보전 방안을 마련해 이를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신고하도록 했지만 이 역시 근로자 대표와의 서면 합의가 있으면 예외가 가능하다고 합의됐다.


전문가들은 사용자가 보전수당, 할증 등 임금 보전 방안을 마련해 고용부 장관에게 신고해야 한다는 내용 때문에 임금 보전 수준이 노사 갈등의 씨앗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재계 관계자는 "결국 노조가 강한 기업에서는 탄력근로제 도입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특히 상황이 급한 기업의 경우 노조가 임금 보전 조건을 과도하게 내걸어 '울며 겨자 먹기'로 탄력근로제가 도입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노동계에서는 근로자 대표와의 서면 합의를 통해 근로자 보호 장치를 무력화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민주노총은 "공문 한 장으로 사용자가 노동시간을 변경할 수 있게 된 데다 임금 보전 방안도 구체적인 내용과 기준이 불분명해 사용자가 대충 만들어도 되고 실질 강제력이 없어 사용자가 특별히 부담으로 느끼지도 않는다"며 이번 합의는 명백한 개악이라고 평가했다.

'서면합의' 갈등 새 불씨…강성노조 기업은 도입 안 할수도


◆조선ㆍ정유 "6개월 결정, 실효성 떨어져"= 경영계에서는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이 당초 요구한 1년이 아닌 6개월로 결정돼 실효성이 떨어진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가동 설비에 대해 매년 또는 2~3년을 주기로 정기 보수를 하는 정유ㆍ화학업계가 대표적이다. 정기 보수는 공장 가동을 멈추고 짧게는 1개월에서 최대 3개월까지 진행된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탄력근로제가 3개월에서 6개월로 확대되면서 숨통이 트이게 됐다"면서도 "당초 1년 확대를 요구했던 만큼 아쉬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조선업계에서는 건조된 선박을 선주에게 인도하기 전 선박의 기능을 최종 검증하는 시운전과 관련해 우려를 나타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해양 플랜트의 경우 실제 배를 타고 해상 유전으로 가서 성능을 점검하는 데 수개월 이상 소요되고, 특히 군함, 잠수함 등 특수선은 해상 시운전에만 6개월에서 1년이 걸린다"고 우려했다.


◆입법 과정서 진통 예상= 노사 모두 이번 합의에 불만을 드러내면서 향후 입법 과정에서의 진통이 예상된다. 파행 운영되고 있는 국회가 정상화되더라도 불만 사항을 반영하기 위해 합의 내용이 바뀔 가능성도 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장인 김학용 자유한국당 의원은 "전격 합의라는 형식에 비해 내용적인 측면은 과연 노사 모두가 만족할 만한 수준인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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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의원은 "노동계의 한 축인 민주노총이 논의에서 빠졌고 단위 기간 또한 사업ㆍ인력 운영ㆍ투자 계획을 수립해 국제 경쟁에 대응해야 한다며 줄곧 1년을 요구해온 경영계의 입장이 반영되지 못했다"며 "반쪽짜리 탄력근로제가 되는 건 아닌지 벌써부터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안하늘 기자 ahn708@asiae.co.kr
기하영 기자 hyki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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