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세 고령 운전자 차에 치인 행인 사망…"당황해 조작 실수"

[아시아경제 송승윤 기자] 90대 고령 운전자가 승용차를 몰다가 건물 벽과 다른 차를 잇달아 충돌한 뒤 행인을 치어 숨지게 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13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20분께 강남구 청담동 한 호텔 지상주차장 건물 앞에서 유모(96)씨가 몰던 SUV 승용차가 후진하던 중 행인 이모(30)씨를 치었다.

이씨는 사고 직후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결국 숨졌다.

사고 직전 유씨는 승용차로 주차장 입구 근처 벽을 들이받고 놀라 후진하다가 뒤따라 들어오던 홍모(46)씨의 승용차 조수석 앞부분을 들이 받았다.

유씨는 사고를 낸 뒤에도 멈추지 않고 계속 후진을 하다가 주차장 앞을 지나던 이씨를 치었다.

유씨는 경찰 조사에서 "승용차와 충돌한 뒤 당황해서 운전조작을 잘못한 것 같다"며 과실을 인정했다.

경찰은 유씨의 진술과 폐쇄회로(CC)TV 화면 분석 등을 통해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한 뒤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유씨를 입건했다.

경찰 관계자는 "유씨는 지난해 7월 실시된 적성검사를 통과했으며 이번 사고 전까지는 사고를 낸 적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송승윤 기자 kaav@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