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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 자산재평가로 자산 2조 넘겨…KCGI 감사선임 무력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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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정수 기자] 한진이 주주행동주의 펀드 케이씨지아이(KCGI)의 공격에 대비해 자산재평가를 실시해 지난해 말 별도 재무제표 기준으로 자산 2조원을 넘겼다. 자산 2조원을 넘기면 상법상 감사위원회 선임이 강제화돼 KCGI의 감사 교체 계획이 무력화된다.


한진은 지난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서 자산재평가를 실시해 부채비율을 2017년말 182%에서 2018년말 143%로 39% 포인트 낮췄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연결 기준 자산 총액도 2조4538억원에서 2조6794억원으로 2256억원 늘어났다고 공시했다. 자산 증가가 한진 소유 유형자산에 대한 자산재평가의 결과라는 점을 고려하면 별도 기준 자산이 2000억원 이상 증가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지난해 3분기 말 한진의 별도 기준 자산은 1조9186억원으로 자산 증가분을 더하면 지난해 연말에 이미 자산 2조원을 넘긴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한진에 감사를 선임하려던 KCGI의 계획도 차질을 빚게 됐다. 현행 상법에 따르면 자산 2조원 이상인 기업은 감사 대신 3인 이상으로 구성되는 감사위원회를 설치해야 한다. KCGI가 오는 3월 주주총회에서 임기 만료되는 사외이사 2명에 대한 교체에 성공하더라도 감사위에 사내 임원 1명과 대주주에 우호적인 사외이사 1명이 포함되면 사외이사의 견제 기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앞서 KCGI는 한진측에 박지승 진승회계법인 대표를 감사로 선임하라고 요구했다.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도 지난해 KCGI의 경영권 공격에 자산 2조원을 넘겨 대응한 바 있다. 당시에는 단기차입금으로 자산을 늘리는 방법이었다면 이번에는 자산재평가를 활용한 것이다. KCGI는 한진이 같은 방법을 쓸 것에 대비해 해를 넘겨 '경영 참여용' 지분 취득 사실을 공개했지만 한진은 사전에 이미 자산재평가를 실시해 경영권 공격에 대한 대비 태세를 갖춘 것으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해 KCGI측 관계자는 "한진의 별도 기준 자산 2조원 초과 여부에 대해 법률 및 재무적 검토를 하고 있다"면서 "조만간 공식 입장을 밝힐 예정"이라고 말했다.




임정수 기자 agreme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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