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최근 北주요 인물을 안 보여"
"김정은, 2차 북·미회담 개최 자신 없는 듯"

[아시아경제 김동표 기자] 북한에서 고위급 인사들에 대한 광범위한 처벌과 숙청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실제로 제2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둔 상황에서 모습을 드러냈어야 할 인사들이 북한 매체에서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또한 지난 24일 북한 매체를 통해 공개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상기된 표정과는 다르게, 그가 제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를 자신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28일 태영호 전 주영국 북한 대사관 공사는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북한의 사상선전사업을 책임진 박광호 노동당 부위원장이 몇 달째 보이지 않고 있다"면서 북한 내부에서 대규모 숙청 작업이 이뤄지고 있음을 시사했다.
태 전 공사는 박광호 부위원장 이외에도 "최근 북한에서 응당 모습을 보였어야 할 중요한 인물들 몇 명이 보이지 않고 있다"고 했다.
지난해까지 미국과의 핵협상을 담당했던 한성렬 외무상 부상이 대표적이다. 한 부상의 자리는 최선희 외무상 부상이 대체했다. 태 전 공사는 "북한 내부에서는 한성렬 부상이 숙청됐다는 소식이 흘러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호위사령관 윤정린 대장의 행방도 묘연하다. 태 전 공사는 "김씨일가의 호위사업을 담당했던 윤정린 대장이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면서 "북·중 국경쪽에서 작년에 진행된 호위사령부 비리검열에 걸려들어 숙청됐다는 말이 돌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태 전 공사는 "이번에 박광호 부위원장까지 숙청됐거나 지방으로 임시 좌천되였다면 지난 한해 동안 북한내부에서 인민무력부 총정치국, 국가보위성, 호위사령부에 이어 당 선전선동부, 외무성 등 각이한 분야에서 숙청과 처벌이 계속 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김정은, 제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 자신 없어"
태 전 공사는 김정은 위원장이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에 대해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고 내다봤다. 지난 24일 공개된 사진으로만 보면 김정은 위원장은 미국으로부터 대단한 선물을 받은 듯 보이는데, 이를 뒤집는 해석이다.
태 전 공사는 그 근거로 북한 매체의 지난 주 보도행태를 꼽았다. 그는 "북한이 최고영도자의 활동내용을 대외선전매체에서는 보도하고, 주민용 대내선전매체에서는 보도하지 않는 매우 이례적인 동향을 보였다"고 했다.
북한은 일반 주민들이 알아서는 안될 내용들은 대외선전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이나 '우리민족끼리' 등을 통해 보도해왔다. 실제로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의 방미 결과를 보고 받으며 희색만면한 얼굴을 띤 김정은 위원장의 모습은 24일자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보도됐다.
그러나 주민들이 보는 '노동신문' 등에서는 관련 내용이 보도되지 않고 있다. 대내 선전매체에서 보도된 김정은 위원장의 최근 공개활동은 11일(방중 복귀일)이다.
태 전 공사는 "북한이 2차 북·미정상회담 추진 정형을 이렇게 극비사항에 붙이고 있는 것은 아직도 북·미사이에 정상회담과 관련한 중요한 문제들에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아 북한으로서도 아직 정상회담개최 가능성 여부에 자신이 없어 실무급회담을 좀 더 지켜보려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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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김정은이 향후 미국정상회담과 관련하여 트럼프에게 '함께 도달할 목표를 향하여 한발한발 함께 나갈 것'을 다시 제기하면서 기다리겠다고 한 것은 아직 북한과 미국이 서로 주고 받을 상응조치를 놓고 합의를 보지 못헀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했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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