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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블랙스완과 함께 살아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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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블랙스완과 함께 살아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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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우리는 계속 불확실성이 지배하는 세계 경제, 한국 경제에 살고 있다. 지난 60년간 2차례 오일쇼크와 1997년 경제위기와 같은 '블랜 스완(Black Swan)'이 있었다. 블랙스완에 대해 막연한 공포를 가지기보다는 더불어 살아가려는 전향적인 자세가 더욱 필요한 시점이다.


1770년 영국의 탐험가 제임스 쿡 선장이 신대륙 오스트레일리아를 '발견'하기 전까지 북반구 사람들은 '백조는 하얗다'고 굳게 믿었다. 그들이 본 모든 백조들은 하얀색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스트레일리아에서 검은색 백조가 발견되면서 그러한 믿음은 산산조각이 났다. 백조를 아무리 여러 번 봤다고 해서 모든 백조가 하얗다고 결론을 내릴 수는 없는 것처럼, 우리가 지금 알고 있는 상식들이 과연 미래에도 여전히 상식으로 존재할지 모르는 일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자신들의 눈으로 확인한 몇 가지 사실만을 가지고 섣불리 단정하려는 경향이 있으며, 일단 사실이라고 믿게 된 사안에 대해서는 여간해서 고치려 들지 않는 경향도 있다. 그러나 세상은 과거의 경험대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다. 매일 반복적으로 경험되고 익숙해지는 일상은 세상을 유지시킬 수 있을 뿐 세상을 변화시키지는 못한다. 언제나 세상을 흔들고 지배하는 것은 전혀 본 적도 없고 예상하지도 못했던 '블랙스완'이기 때문이다.


나심 탈레브는 '안티프래질(Anti-Fragile)'이라는 베스트 셀러에서 블랙스완에 대비하는 바람직한 태도와 철학을 제안한 바 있다. '안티프래질'은 프래질(fragile) 즉 '깨지기 쉬운'과 반대되는 의미로, 단순히 강한 것을 넘어서 보다 적극적인 개념으로 충격으로부터 오히려 혜택을 보는 것을 의미한다. 즉 미래에 닥칠 충격인 블랙스완은 예측이 불가능하므로, 어차피 맞추지도 못할 예측을 하느라 시간과 노력을 낭비하기보다는 안티프래질한 특성을 만들어 변화를 즐기자는 것이다. 어설픈 합리주의, 어설픈 통제, 어설픈 규제를 버리고 옛 사람들과 자연을 본받아 블랙스완과 함께 살자는 것이다. 합리적인 예측, 현상을 이해했다는 착각, 안정을 추구하는 태도가 오히려 우리를 위험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비행기 사고들은 안전 시스템을 더욱 향상시켜 이후 더 많은 사람의 안전에 기여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역시 원자로의 문제를 깨닫고 더 큰 재앙에 대비하도록 해주었다. 기술이 있는 장인과 프리랜서들은 소득이 불안정하지만, 그 무작위성 덕분에 안티프래질하다. 그들은 작은 변화에 끊임없이 적응하고 배우면서 힘을 기르게 된다. 그러나 안정적인 회사원은 그렇지 못하다. 인사팀 통지 한 번에 소득이 제로가 되는 끔찍한 상황을 경험할 수도 있다.


안티프래질을 확보하는 한 가지 방안으로 바벨 전략이 있다. 바벨 전략은 채권투자 시 중기를 제외하고 단기채권과 장기채권을 보유함으로써 수익을 꾀하는 전략으로, 중위험 자산에 투자하지 않고 보수적 자산과 위험도가 높은 자산 양쪽으로만 자산을 배분하는 투자구조가 바벨과 유사하다고 해서 유래된 용어다. 바벨의 모양과 같이 떨어져 있는 양극단의 조합을 추구하면서 중간을 기피하려는 바벨 전략은, 애매한 중간 지점에 집중되어 상황을 그르치지 않도록 해주는 전략이 될 수 있다. 직업선택에서도 바벨 전략을 적용할 수 있다. 프랑스를 비롯해 유럽의 작가들은 매우 안정적이고 사무실을 나오면 더 이상 큰 신경쓰지 않아도 되는 공무원과 같은 한직을 찾는 경향이 있다. 경제적으로 불안정하고 지적인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작가라는 직업을 안정적이고 한가한 직업을 통해 보완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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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경제정책에서 중간 계층에 특권을 주면 결과적으로 발전을 가로막고 결국 가난한 사람에게 가장 나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차라리 약자를 보호하고 강자에게는 자신의 일에 충실하도록 자유롭게 내버려두는 편이 낫다는 것이다. 블랙스완의 시대에는 규제를 최소화하고 사회 최약자만을 보호하는 바벨 전략이 블랙스완과 함께 살아가는 현명한 방법일 수 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전문대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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