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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기 신도시의 민낯]“아빠, 오늘도 늦어?” 퇴근지옥이 뺏은 저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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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기 신도시의 민낯]“아빠, 오늘도 늦어?” 퇴근지옥이 뺏은 저녁 19일 오후 7시 서울 영등포구 당산역 앞. 김포한강신도시에 가기 위해 7000번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2번출구 근처 버스정류장을 지나 1번 출구 앞에 있는 커피전문점까지 길게 줄을 서 있다. 사진=주상돈 기자 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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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주상돈 기자] 정부가 수도권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위해 3기 신도시를 조성 중인 가운데 아직 완성되지 못한 '2기 신도시'들이 신음하고 있다. 2기 신도시 역시 3기와 똑같은 배경으로 2003년 참여정부 때 기획됐다. 하지만 인프라 쏠림현상으로 집값이 지나치게 뛰거나 반대로 미분양이 넘쳐나는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교통인프라 개발은 16년째 표류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2기 신도시의 민낯' 기획을 통해 집값이 급등하고 수요가 넘쳐나는 지역과 공급 과잉으로 침체의 늪에 빠진 지역의 현상과 원인을 진단해 3기 신도시의 성공 조건을 짚어본다.

19일 오후 6시5분. 지하철 2호선 당산역 앞엔 100여명에 가까운 사람들의 만든 대기줄이 길게 뻗어 있었다. 이 행렬은 이미 당산역 2번 출구도 지나쳤다. 김포한강신도시에서 여의도로 출퇴근하는 회사원 강씨(40세)는 “이 정도면 오늘은 운이 좋은 거다”며 멋쩍게 웃었다. 강씨 차례는 2층 버스인 7000번을 두 대 보내고서야 왔다. 대기시간은 30여분. 버스를 타고 1시간10분을 더 가야한다. 강씨는 버스를 타기 직전 딸에게 전화를 걸어 “오늘은 일찍 갈 수 있어. (오후)8시 전에 집에 도착할 거야”라고 했다. 한강신도시에서 여의도로 출퇴근하는 회사원 강씨(40세)에게 저녁식사 시간을 훌쩍 넘긴 오후 8시 귀가는 쉽지 않은 ‘미션(?)’이다. 그는 이 날 이 미션을 완수하기 위해 평소보다 이른 오후 5시40분 퇴근했다. 여의도역 인근에 있는 회사에서 약 30㎞ 떨어진 집까지 2시간 정도 걸리는 셈이다.


오후 7시가 넘어가자 상황은 더 악화됐다. 7000번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은 170명을 훌쩍 넘었고 대기 줄은 2번출구를 지나 1번 출구 앞에 있는 커피전문점까지 이어졌다. 오후 7시5분께 맨 뒤에 줄을 선 박씨는 탑승 차례만 1시간여 기다렸다. 인근의 노점상 사장은 “오늘은 좀 낫지. 금요일에는 말도 못해”라고 귀띔했다. 박씨의 경우 금요일에는 아예 7000번 버스를 포기하고 지하철을 타고 김포공항까지 간 후 다시 버스를 탄다.

1시간이 넘게 서서 버스를 기다렸는데도 또 서서 가야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바로 앞에서 버스 자리가 꽉 차자 다시 10여분을 기다리는 대신 입석을 택하는 것이다. 출입문에는 ‘입석금지’라는 표시가 선명했지만 문을 닫기 전 항의하며 밀려 들어오는 사람들을 버스기사도 막지 못했다. 결국 정원이 72명인 2층 버스 7000번은 추가로 12명을 더 태우고 김포로 향했다.


출퇴근 지옥을 겪고 있는 김포한강신도시 주민들의 유일한 희망은 김포도시철도다. 하지만 개통시기는 올 11월에서 내년 7월로 연기됐다. 래미콘수급차질 등으로 토목공사가 지연되면서다. 그러나 최근 정부의 ‘철도종합시험운행 시행지침’ 개정안 마련으로 개통은 다시 내년 말께로 늦춰질 것이란 얘기도 나오는 상황이다.


또 다른 수도권 2기 신도시인 동탄2신도시에서도 비슷한 출퇴근 고행길이 펼쳐지고 있다. 광화문이 직장인 30대 중반 이모씨는 을지로가 직장인 부인과 함께 2년 넘게 아침마다 20분을 걷고 있다. 좌석이 없으면 아예 정차하지 않는 버스를 타기 위해 집에서 가까운 정류장 대신 앞선 정류장으로 가는 것이다. 최근엔 주변에 입주를 시작한 단지들이 더 많아지면서 더 빨리 나오고 있다. 오전 7시에 버스를 타기 위해 늦어도 오전 6시30분에는 집을 나선다. 이 시간을 넘기면 이날은 '출근 실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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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이씨가 찾은 자구책은 버스공유 업체인 ‘모두의 셔틀’이다. 만원버스를 피해 편안히 출근하는 대신 교통비는 2배 이상 늘었다. M버스를 탈 때는 한 달 출근 비용이 한 달에 6만원을 넘지 않았지만 모두의 셔틀 이용료는 14만원이다. 이씨는 “눈이나 비가 오는 날 딱 내 앞에서 좌석이 다 차서 버스를 못 타는 그 착잡함, 분노, 자괴감은 느껴보지 못한 사람은 모를 것”이라며 “아기가 태어난다면 이사를 고려해야 할 거 같다”고 말했다.


현행법은 신도시를 건설할 때 반드시 광역교통대책을 세워야 한다. 하지만 광역교통대책의 완성 시점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게 문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2기 신도시의 광역교통 대책이 계속 미뤄지면서 입주민들이 출퇴근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며 “3기 신도시는 광역 교통망과 인접하는 등 교통문제를 미리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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