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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 같은 고시원 안내문…도시 빈민들의 쓸쓸한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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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 같은 고시원 안내문…도시 빈민들의 쓸쓸한 죽음 9일 새벽 서울 종로구 관수동 고시원 화재로 7명이 숨졌다. 이들 대부분은 보증금 없이 30만원 안팎의 월세를 내며 사는 생계형 일용직 노동자들이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제56회 '소방의 날'이다. '119'를 상징해 기념일도 11월 9일로 정했다.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화재로부터 보호하자는 취지로 제정한 기념일도 이들의 죽음을 막지는 못했다. 불이 난 고시원 출입구 앞에 신발이 나뒹굴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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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승진 기자] 9일 새벽 서울 종로구 관수동 고시원 화재로 7명이 숨졌다. 이들 대부분은 보증금 없이 30만원 안팎의 월세를 내며 사는 50~60대 일용직 근로자들이었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소방의 날'이다. '119'를 상징해 기념일도 11월 9일로 정했다.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화재로부터 보호하자는 취지로 제정한 기념일도 이들의 죽음을 막지는 못했다.

거주민, 주변 상인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이날 화재가 발생한 고시원 거주민 대부분은 고령의 일용직 근로자들이었다. 인력사무소가 고시원 가까이에 위치해 있고, 밥과 반찬을 제공한다는 점, 다른 고시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월세는 주머니 사정이 어려운 이들에겐 비록 1.5평(4.95㎡)의 작은 방이지만 소중한 공간이었을 것이다.


해당 고시원 홈페이지엔 “가격은 여타 비슷한 시설의 고시원 보다 저렴하다. 몸만 와도 된다”며 “식비를 절약하게 함으로써 여러분의 주머니를 더욱 두둑하게 해 드리겠다”고 시설을 소개했다. 이어 “타지 생활의 따뜻한 반려자가 되어 드리겠다”고 적었다.

천국 같은 고시원 안내문…도시 빈민들의 쓸쓸한 죽음 9일 화재가 발생한 서울 종로구 관수동 청계천 인근 고시원에서 소방 관계자들이 사고 수습을 하고 있는 가운데 고시원 관리인이 바닥에 주저 앉아 울음을 터트리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고시원 원장 고모씨도 이 같은 상황을 크게 안타까워했다. 고씨는 “속상해서 어떡해. 내가 그 사람들 불쌍해서 고시원에서 반찬도 갖다 주고 죽도 끓여 줬는데. 난 죽어도 괜찮은데 어쩌면 좋아"라며 크게 오열했다. 고씨는 오열 끝에 실신하며 현장에 있던 구급차에 실려 가기도 했다.


서울 시내에 위치해 있는 고시원 대부분은 50~60대 일용직 근로자들이 많이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시내에 위치해 있는 고시원은 대학가에 위치해 있는 고시원가 달리 시설이 상당히 노후화 돼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날 화재가 발생한 고시원 역시 1983년 지어진 건축물로 지어진 지 35년이 됐었다. 또 당 고시원은 관련 법상 간이 스프링클러 설치 대상에서도 제외된 상태였다. '소방화재예방, 소방시설 설치ㆍ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소방시설법 시행령)은 2007년과 2014년 개정되면서 지하층 150㎡ 이상이거나 창문이 없는 층(무창층)에 간이 스프링클러를 설치하도록 했으나, 이 고시원은 조건에 해당하지 않았다.


특히 문제가 된 것은 2009년 이전에 지어진 건물의 경우 소방서에서 받은 영업필증만 있으면 영업을 할 수 있는데, 이 과정에서 해당 고시원은 고시원이 아닌 ‘기타 사무소’로 등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때문에 등록된 탓에 올해 실시한 국가안전대진단 때 점검 대상에서 제외됐다. 시내에 있는 오래된 고시원 상당수가 이와 비슷한 상황일 것으로 추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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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경찰은 정확한 화재 원인을 규명하고자 10일 오전 10시 소방ㆍ국립과학수사연구원ㆍ한국전기안전공사 등 관계기관과 합동감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사망자들에 대해서는 이날 중 부검영장을 신청해 정확한 사인을 밝힐 계획이다. 앞서 이날 오전 5시께 서울 종로구 관수동 국일고시원에서 불이 나 거주자 7명이 숨지고 11명이 다쳤다.

천국 같은 고시원 안내문…도시 빈민들의 쓸쓸한 죽음 화재 전 고시원 내부 모습. (사진=홈페이지 캡처)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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