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지는 젊은 말(馬)에 생각없이 끌려가는 ‘늙은 말’이란 뜻
겐세이는 ‘견제’의 일본어 발음, 혹은 영단어 ‘Gainsay’에서 왔다는 설
1930년대 사용하던 일제강점기 용어들... 현재 일본에서도 사라져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자유한국당 이은재 의원이 일제 잔재용어인 ‘야지(やじ)’란 단어를 쓴 것으로 알려지면서 일제 잔재용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보다 앞서 지난 2월 이 의원이 발언했던 ‘겐세이(けんせい)’가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이런 일제 잔재 용어들은 1930~1940년대 일제강점기에 쓰였던 말로 현대 일본어에서도 사라졌고, 노년층이 아니면 좀처럼 사용되지 않는데다 대부분 비속어나 은어로만 사용되고 있어 공석에서는 퇴출돼야할 용어로 알려졌다.
7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은재 의원은 발언 도중 ‘야지’라는 일제 잔재용어를 사용해 화제가 됐다. 이 의원은 이날 회의 도중 “동료의원들의 질의에 대해 평가하고 야지놓고 이런 의원을 퇴출하길 바란다”고 발언해 논란이 됐다. 앞서 이 의원은 지난 2월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중간에 자꾸 겐세이 놓지 말라”고 말해 논란이 된 바 있다. 두 단어는 모두 일제강점기 우리나라에 들어온 잔재용어로, 현재는 특정 업계의 은어, 비속어로만 사용돼 공석에서 쓸만한 단어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에서도 워낙 오래된 용어들로 사어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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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문제가 된 ‘야지(やじ)’란 말은 일본어에서 야유한다는 의미로 쓰이던 고어다. 17세기 이후 도쿠가와 막부시절인 에도(江戶)시대에 만들어진 말로 원래는 ‘늙은 말’이란 뜻인 ‘오야지우마(ぉやじ馬)’란 말에서 나왔다. 늙은 말이 젊은 말에 고개를 기대어 아무 생각없이 뒤따라 간다는 뜻에서 나온 말로 영문도 모르고 떠들어대는 군중을 뜻하는 말로 출발했다. 이후 오야지우마에서 ‘야지우마’로 축약됐고, 이것이 더 축약돼서 ‘야지’란 말이 됐다. 제대로 사안을 모른 채, 떠들어대며 상대방을 야유하거나 놀리는 사람을 비난할 때 쓰는 말로 알려져있지만, 현재는 일본에서도 거의 쓰이지 않는 말이 됐다.
앞서 논란이 됏던 겐세이(けんせい)는 흔히 한자어 ‘견제(牽制)’의 일본식 발음으로 알려져있다. 보통 당구용어로나 많이 쓰였는데, 상대 차례 때 진로를 방해하게끔 공을 치거나, 판을 뒤엎어놓는 것을 겐세이라고 부른다. 다만 어원을 두고 또 다른 설이 하나 있는데, 영어 단어인 ‘Gainsay’에서 왔다는 설도 있다. 이 단어는 영어에서 부정하다, 반대하다의 의미로 쓰인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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