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을 동원해 공직자와 민간인을 불법사찰한 혐의로 기소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2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속행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이동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2018.5.23
[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해 구속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변호사법 위반 사건을 두고 검경 갈등이 재연될 조짐이다.
18일 경찰에 따르면 이 사건을 수사한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인천 길병원의 횡령 사건을 수사하던 중 우 전 수석의 변호사법 위반 혐의를 포착하고 지난 4월부터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길병원 횡령사건, 현대그룹 '비선실세' 사건, 4대강 사업 입찰담합 사건과 관련해 우 전 수석이 변호인 선임계 제출은 물론 수사기록 열람 등 제대로 된 변호활동도 없이 10억5000만원이라는 거액의 돈을 받은 사실을 확인했다.
특히 우 전 수석이 의뢰인 측과 맺은 '법률자문계약서'에는 검찰단계에서 사건이 불기소처분된 경우 성과보수를 지급한다는 조항이 확인됐다. 실제 해당 사건들은 검찰 단계에서 내사종결, 무혐의 등 불기소 처분이나 수사 종결로 이어졌다.
경찰은 이런 계약 자체가 의뢰인의 뜻대로 사건이 처리되도록 우 전 수석이 검찰에 청탁하는 것을 전제로 했다고 보고 변호사법 위반 혐의 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청탁 과정에 대해서는 전혀 수사를 할 수 없었다. 우 전 수석의 금융거래 내역, 당시 해당 사건을 수사했던 인천지검ㆍ서울중앙지검의 우 전 수석 출입내역 등에 대해 압수수색영장을 신청했으나 모두 검찰 단계에서 반려됐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검찰은 올 4월, 6월, 7월, 9월 등 4차례에 걸쳐 '소명 부족'을 이유로 법원에 영장을 청구조차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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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경찰은 우 전 수석을 상대로 한 3차례 구치소 접견조사, 최재경 전 인천지검장 참고인 면담 정도만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 경찰 관계자는 "일반적 수사 과정과 비교하면 이례적인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 경찰 수사관은 "현관문 앞에서 수사가 막혔다"며 에둘러 검찰을 비판하기도 했다.
검찰은 이번 경찰 수사에 대해 별도의 공식 반응은 내놓지 않았으나, '제식구 감싸기' 비판도 일각에서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경찰이 송치한 이 사건을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신봉수 부장검사)에 배당했다.
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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