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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 수소전기차가 BTS가 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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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 수소전기차가 BTS가 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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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의 파리 방문 첫날은 한국의 미래를 미리 여행하는 상징적 이벤트로 장식됐다. 현대차가 프랑스에 수출한 수소전기차 '넥쏘'를 시승한 후 한불 우정콘서트에서 방탄소년단(BTS)을 만났다. 수소전기차는 1769년 프랑스의 니콜라 퀴노가 증기자동차를 발명한 이래 세계 자동차산업계가 이끌어 온 혁신 중 한국이 최초로 주도권을 갖고 개발한 차세대 친환경 자동차다. 신속한 후발자(Fast Follower)로 경쟁력을 유지해 왔던 한국 자동차산업이 처음으로 선도자(First Mover)가 된 것이다.
BTS의 빌보드 차트 1위 등극은 한국적 문화 콘텐츠의 세계화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이제 세계인은 한국의 스마트폰이나 자동차, 냉장고를 보고서도 한국을 생각하지 않는다. 그들은 BTS의 'Love Yourself'를 읊조리며 한국적 감성에 젖는다.


수소전기차와 같은 4차 산업형 제조업ㆍ서비스산업에서의 혁신, BTS와 같은 문화 콘텐츠 산업의 세계화는 한국의 미래이다. 이 두 가지를 문 대통령이 프랑스에서 잘 조합해 낸 것이다. 그러나 두 사례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 BTS의 세계 정복은 이미 완성형이나 수소전기차의 세계 평정은 아직 미래형이다. 현대차가 이룩한 것은 세계 최초의 수소전기차 양산이지 세계에서 가장 잘 팔리는 차가 아니다. BTS처럼 수소전기차의 세계 정복을 하루 빨리 과거형으로 만들 방법은 없을까.

우선 의문이 생긴다. 왜 현대차가 수소전기차 대중화의 테스트 베드를 한국이 아닌 프랑스로 택했는가 하는 점이다. 물론 현대차는 이를 공식적으로 말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최근 움직임을 보면 프랑스가 현대차의 수소전기차 세계화전략의 전진기지임이 명확해진다. 현대차는 2025년까지 프랑스에 승용차, 버스, 화물차 등 수소전기차 5000대를 수출할 계획임을 발표했다. 수소전기차 보급 및 인프라 확대를 위해 글로벌 기업인 에어리퀴드사와 양해각서(MOU)도 교환했다.


현대차의 이러한 움직임은 위기 상황을 돌파하기 위한 것이다. 한국 자동차산업의 최대 경쟁자는 일본이다. 수소전기차 개발에서는 한국보다 후발국인 일본이 수소전기차 대중화에서 한국을 앞서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에는 8개소에 불과한 수소전기차 충전소가 일본에는 90개소 이상 설치돼 있다. 도요타는 수소전기차 미라이를 5000대 이상 팔았다. 한국은 이미 단종된 차종을 포함해도 5년간 판매대수가 1200여대에 불과하다.

최대의 걸림돌은 역시 충전소. 이를 최대한 빨리 늘려 나가는 것이 관건이다. 그런데 정부가 지난 6월 발표한 계획에 따르면 향후 2~3년 내에 늘어날 충전소 숫자가 고작 100개에 불과하다. 이미 90개가 넘는 일본은 그때 가면 500개 이상으로 늘어날 수도 있다. 격차를 줄이는 게 아니라 오히려 늘리는 선택이다.


청와대에서 수소전기차 한 대를 샀다고 하는데 충전하려면 목동까지 가야 한다고 한다. 그러한 불편함을 겪어 보고도 충전소 확충계획은 단계적이고 장기적이다. 그러니 현대차로서는 한국이 아닌 제3국에서라도 수소전기차 대중화에 박차를 가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충전소 입지규제를 풀기 위한 시행령 개정도 이뤄지지 않았다. 대통령이 수소전기차를 시승한 것이 지난 2월이었으니 벌써 8개월이 지났다. 시행령 개정은 마음만 먹으면 50일 이내에도 할 수 있다. 법제처는 긴급한 법령개정의 수요에 대비해 패스트 트랙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시행령을 개정해도 다섯 번은 개정할 수 있는 기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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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필요한 것은 속도전이다. 문 대통령도 자신이 두 번이나 시승하면서 적극 지원한 수소전기차가 움직이지 않는다면 가만히 있으면 안 된다. 관계부처 장차관들을 불러 가장 빠른 시간표를 제출할 때까지 대통령 주재 해커톤(한시적 기간에 팀을 이뤄 결과물을 완성하는 것)이라도 해야 관료들이 광속으로 움직일 것이다. 수소전기차뿐만 아니다. 혁신성장을 위해 필요한 모든 시행령 이하 개정작업은 올해 안에 마무리짓도록 지휘해야 한다.


강영철 한양대 특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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