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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 Stage]동심 자극해, 맘에 딱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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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최정원, 뮤지컬 '마틸다'서 색다른 엄마 역

[On Stage]동심 자극해, 맘에 딱 맞아 [사진=신시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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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노태영 기자]"나이를 먹는다고 없어지는 건 아니잖아요. 마틸다가 감춰져 있던 동심을 살살 꺼내줄 수 있을 거예요."

뮤지컬 배우 최정원(49)이 또 한 번 카멜레온 같은 매력을 뽐냈다. 주연이 아닌 조연이다. 국내 초연 작품인 뮤지컬 '마틸다'에서 주인공 마틸다의 엄마이자 자신 밖에 모르는 미세스 웜우드를 연기했다. 그는 첫 데뷔작 뮤지컬 '아가씨와 건달들'(1989) 이후 지난 30여 년간 '사랑은 비를 타고', '맘마미아', '시카고' 등 수많은 작품에서 주연을 맡아 자신만의 색깔을 보여줬다.


그는 아시아경제와 인터뷰하면서 "나오는 분량은 적지만 큰 역할, 작은 역할이 없다고 생각한다. 네 달 넘게 연습한 뒤 첫 무대에 올랐을 때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고 했다. "초연이라는 부담 때문에 관객들이 알아줄까 걱정했지만 기우였다. 어느 순간 관객들이 나와 함께 호흡하고 있음을 느꼈기 때문"이라고도 했다.

뮤지컬 마틸다는 영국 명문극단 로열 셰익스피어 컴퍼니(RSC)가 동화작가 로알드 달의 동명 작품을 무대화한 작품이다. 내년 2월 10일까지 LG아트센터 무대에 오르는데, 아시아 및 비영어권에서 처음으로 이루어지는 공연이다. 천재 마틸다 웜우드가 학교 입학 후 아이를 끔찍하게 혐오하는 교장선생님 미스 트런치불에 친구들과 함께 맞서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프로듀서를 맡은 박명성 신시컴퍼니 대표는 "올해 30주년을 맞은 신시컴퍼니가 마틸다를 선택한 것은 작품의 형식이 굉장히 특이하고 연극적인 색채가 강렬했기 때문"이라며 "아이들이 주역이었던 '빌리 엘리어트'를 만든 경험을 바탕으로 즐겁고 행복하게 작업했다"고 했다. 최정원으로서는 작품도 처음이지만 맡은 역도 생소했다. 마틸다의 엄마는 아이를 사랑하기보다 억압하는 역할로 나온다. 현실과 정반대의 역할을 소화해야 했다.


"처음 대본을 보면서 화가 났어요. 한 마디로 원치 않은 아이였다고 생각해요. 자기애가 크죠. 아이만 없었다면 좋아하는 춤 연습을 마음껏 할 수 있죠. 우리나라 부모들도 아이들에게 하지 말라고 하는 게 적지 않잖아요. 혹시 당신은 이런 사람이 아니냐고 반문하는 것 같아요. 일종의 블랙 코미디죠."


최정원은 어린 배우들과의 연습이 행복했다고 했다. 그는 "주인공인 마틸다(설가은, 안소명, 황예영, 이지나) 한 명 한 명과 처음부터 다시 연습을 했다"면서 부산에서 시카고 공연이 있을 때는 서울과 부산을 세 번이나 왔다 갔다 하기도 했다고 털어놓았다.
"아이들은 상상력이 무궁무진하기 때문에 (그들을 통해) 제 연기가 바뀌는 걸 느껴요. 한 대사를 두고 어제는 소리를 지르다가 오늘은 작게 얘기하면 그에 따라 제 연기도 변화를 주는 식이죠."


[On Stage]동심 자극해, 맘에 딱 맞아 [사진=신시컴퍼니]



[On Stage]동심 자극해, 맘에 딱 맞아 [사진=신시컴퍼니]


뮤지컬 마틸다는 동화적인 요소가 가득하다. 수많은 알파벳과 책으로 뒤덮인 무대에서 배우들이 걸어 나오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아이들이 알파벳 블록을 쌓아가며 화려해지는 안무 속에서 부르는 '스쿨 송'(School Song), 그네로 뛰어들어 객석 위까지 넘나들며 노래하는 '웬 아이 그로 업'(When I Grow Up) 등은 아주 인상적이다. 마틸다를 괴롭히는 교장이 가장 사랑하는 '레이저 감옥', 마틸다가 보여주는 초능력 등 특수효과 또한 동화적 상상력이 가득하다. 최정원은 이 작품을 '어른을 위한 동화'라고 했다.


"아이들과 함께 부른 합창 연습을 잊을 수 없어요. '어른이 되면 괴물도 무섭지 않고' 등과 같은 가사에 어른 배우들이 울었어요. 뭐랄까. 나이가 먹어가면서 잊고 있었던 마음이죠. 40~50대 분들이 보시면 이 작품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요. 남편도 제 첫 공연을 보다가 어느 순간 눈물이 나왔다고 했어요."


가장 무서운 관객은 수십 년을 함께 한 팬이라고 했다. 그는 '아가씨와 건달들'에서 '아가씨 6번' 역할로 데뷔했다. 주어진 대사는 "가자, 아들레이드" 딱 한 마디였지만 팬클럽이 생길 정도로 큰 인기를 얻었다.


"앙상블 중에서도 돋보이지 않는 역이었어요. 모든 조명이 주인공을 향해 있고 맨 끝에 서 있어도 가슴이 벅찼죠. 꿈에 그리던 무대였으니까요. 커튼콜을 할 때 너무 많이 울었어요. 그런데 이 모습을 보고 팬이 생겼고 지금까지도 인연을 이어가고 있어요. 제 작품을 누구보다 잘 아니까요."


[On Stage]동심 자극해, 맘에 딱 맞아 [사진=신시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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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원은 어릴 때부터 자연스레 배우를 꿈꿨다고 한다. 안목 있는 어머니의 선택이 큰 역할을 했다. 딸이 화장대 거울을 보며 동물 흉내를 내는 모습을 마음에 새긴 어머니는 최정원이 초등학생일 때 충무로에 있는 청소년 극단에 들여보냈다. 그는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일이 행복하다고 했다.


"직업이라고 생각한 적 없지만 배우가 누군가를 아프게 하면서 돈을 벌지는 않잖아요? 배우가 되지 않았다면 어디서 봉사활동을 하거나 노래, 춤을 가르치고 있을 것 같아요."




노태영 기자 factpoet@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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