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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화의 Aging스토리]"손주 납치했다, 돈 부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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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화의 Aging스토리]"손주 납치했다, 돈 부쳐!" 부정(父情)이나 모정(母情)을 파고 든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는 성공률이 높습니다. [사진=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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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손주를 납치했으니 알려주는 계좌로 돈 부쳐, 안부치면 손주의 목숨은 없어!"라는 협박 전화를 받은 조부모의 심정은 어떨까요? 프로 네고시에이터(Negotiator·교섭자)가 아니라면 이런 상황에서 침착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손주의 위기를 확인할 수 있는 아들 내외와의 연락도 안되는 상황이라면? '경찰에 신고하면 바로 죽일거야!"라는 협박도 함께 받았다면? 다급한 마음의 조부모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대응은 상대방의 화를 돋구지 않기 위해 일부 금액이라도 부치는 것이겠지요?


핏줄의 안위는 '금융권의 의심거래 모니터링'과 '1일 600만원, 100만원 이상 입금시 30분간 지연 인출 등 자동화기기 인출 제한'이란 안전망도 피해가는 것일까요? 피해 사례는 늘어가고 있습니다.

최근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는 이 같은 '납치형 보이스피싱'이 주류라고 합니다. 보이스피싱 사기범들의 주요 표적은 50대 이상 장년층으로 가족을 납치했다고 속여 자금을 갈취하는데, 피해규모가 커지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납치형 보이스피싱은 고령사회로 접어들어 독거 노인과 1인 가구들이 증가하면서 친인척들의 안부(?)를 자주 챙기지 못하는 사회적 분위기, 납치 사건 등에 대한 경찰의 해결 능력을 불신하는 장년의 심리 등을 악용한 범죄입니다.


다른 사람에게 일어난 안타까운 사연일뿐 일까요? 통계수치를 보면 놀랍습니다. '나는 이런 류의 보이스피싱에 당하지 않는다'고 자신하다 실제로 당하신 분도 적지 않습니다. 50대 이상의 장년층을 노린 범죄는 성공률이 꽤 높습니다. 납치형 보이스피싱 피해자 중에는 50대 이상이 84.7%를 차지합니다. 부정(父情)이나 모정(母情)을 파고 들어 성공률이 높아진 것입니다.


지난해 경찰청에 접수된 보이스피싱 피해규모는 총 2만4259건, 피해금액은 2470억원 규모입니다. 하루에 67건의 피해가 발생하고, 하루 6억7000만원의 피해를 당하고 있는 셈입니다. 이 되는 셈이다. 올해 상반기에만 1만6338건의 피해가 접수됐고, 피해규모는 1700억원에 달합니다. 하루 평균 90건, 9억원의 피해를 입어 상반기에만 지난 한해의 피해규모를 넘어섰습니다.


보이스피싱 피해는 경찰이 집중 단속에 나선 지난 2014년 2만2205건, 2015년 1만8549건, 2016년 1만7040건으로 감소세를 이어왔으나 지난해 2만4259건으로 다시 급증했습니다. 특히 올해는 상반기 추세로 추산해볼 때 연말까지 3만건을 넘어서 공식 집계가 시작된 지난 2014년 이후 최대치에 달할 것으로 우려됩니다.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일본의 경우는 직접 만나 범죄자에게 돈을 건네주는 경우도 많습니다. 일본도 '오레오레(オレオレ)사기'로 불리는 보이스피싱으로 골치를 앓고 있습니다. 사기범들이 전화를 걸 때 부모를 속이기 위해 '저예요(オレオレ)!'라는 말로 운을 띄우는 데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예를 들면 "어머니, 휴대전화를 잃어버려서 회사 업무용 휴대전화로 문자를 보냅니다. 지하철에서 회사 돈이 든 가방과 휴대전화를 모두 잃어버려서 곤란하니 돈 좀 빌려주세요"라거나 "제 회사 동료가 집으로 찾아갈테니 현금 좀 찾아놨다가 그 친구에게 전달해 주세요"라는 식으로 사기를 칩니다. 의외로 많은 어머니들이 이 사기에 걸려들어 피해를 당했다고 합니다.


정부의 피해예방 홍보와 단속이 계속되고 있는데도 이를 비웃 듯 오히려 피해규모가 증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사기범들의 범죄수법이 진화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가장 중요한 이유는 피해자들의 경각심 둔화에 있다고 합니다.


실제로 사기범들은 대포통장을 통해 사기자금을 이체 받는 종전 범죄수법에서 금감원 직원 등을 사칭해 대담하게 피해자를 만나서 돈을 받아가기도 합니다. 또, 저신용자들이 낮은 금리로 대출받기가 어려운 점을 악용, 기존의 고금리대출을 저금리로 바꿔준다며 기존 대출금 상환 등을 빌미로 고액을 편취하는 등 보다 진화된 수법을 사용합니다.


그런 반면, 피해자들은 '난 그런 사기에 넘어가지 않아'라면서 보이스피싱에 대한 경각심이 사라진 상태입니다. 사기범들은 광범위하게 유출된 개인정보를 악용해 성별·연령대별로 취약 계층을 표적으로 보이스피싱 시도합니다. 느슨해진 심리를 적절하게 파고 드는 방법을 꾸준히 연구해 범죄에 악용하는 것이지요.


보이스피싱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경찰청·금감원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보이스피싱 지킴이' 등을 통해 범죄수법이나 예방방법, 행동요령 등에 대해 평소 관심을 갖고 숙지해야 합니다. 금융을 이용한다면 보이스피싱이 특정한 성별·연령층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내 가족이나 주변인이 언제든지 당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고 예방법을 숙지하는 것이 피해를 예방하는 길입니다.

[김종화의 Aging스토리]"손주 납치했다, 돈 부쳐!"


경찰·검찰·금감원이라면서 현금인출, 계좌이체를 요구한다거나, 금융기관이라며 대출에 필요하니 선입금을 요구하는 전화는 무조건 보이스피싱을 의심해야 합니다. 의심스러우면 금융감독원(1332)과 상담하고, 금전피해가 발생했다면 곧바로 경찰청(112)에 신고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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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취약계층은 보이스피싱 등의 피해를 입었을 때 최고 500만원까지 보상해주는 보험에 가입해주고, 1일 500만원을 초과하는 출금거래는 영업점 창구에서만 가능한 시중은행의 '고객사랑 안심통장' 등을 이용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사기로 의심되는 전화나 메일·문자를 받으면 인터넷진흥원에서 운영하는 '보호나라' 홈페이지에 접속해 신고해야합니다. 모르는 상대방이 보내준 문자 메시지나 메일에 포함된 링크를 확인하면 악성 프로그램이 설치되거나 가짜 공공기관·금융기관 홈페이지로 접속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각별히 주의해야 합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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