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30일까지 '갤럭시오디세이 展: 마츠모토 레이지의 오래된 미래'
[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기차가 어둠을 헤치고 은하수를 건너면, 우주 정거장에는 햇빛이 쏟아지네." 1980년대에 '국민학교'를 다닌 사람이라면 전주만 들어도 이 노래의 가사를 어렵지 않게 읊조릴 수 있다. 그들에게 애니메이션 '은하철도 999'는 추억이자 당시 꿈꿀 수 있었던 최고의 판타지였다. 단순한 공상과학 애니메이션이 아니라서 어른들도 즐겨봤다.
영원히 죽지 않는 기계의 몸을 얻으려고 은하철도 999에 오르는 철이와 의문의 여인 메텔. 안드로메다로 향하는 기나긴 여행은 어린 소년의 눈으로 바라본 세상에 대한 이야기다. 철이는 기차가 역에 정차할 때마다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며 점점 어른이 되어 간다. 성장하는 소년기의 갈등, 자본주의와 물질만능주의의 폐단, 기계주의와 계급주의의 비참함. 하지만 불안한 기운 속에서도 희망은 싹튼다. 모순을 비판하고 깨달으며 어린 시절의 꿈을 어른이 되어서 재창조한다.
30년 이상이 흘렀지만 유효한 이 가치관을 조명하는 미디어 아트 전시가 10월30일까지 서울 용산 나진상가(12-13동)에서 펼쳐진다. '갤럭시오디세이 展: 마츠모토 레이지의 오래된 미래'다. 마츠모토 감독의 탄생 80주년 특별전으로, 그의 대표작인 은하철도 999의 장면들을 차용한 국내 작가들의 다양한 작품들을 전시한다. 가수 하림, DJ 이디오테잎의 멤버 디구루, 미디어아티스트 송호준·신남전기·윤제호, 룸톤스튜디오, 일러스트레이터 집시, 웹툰작가 탐이부 등이 참여했다.
지금 뜨는 뉴스
마츠모토의 아카이브룸과 캐릭터룸, 만화룸, 작가의 작업실 등을 조성해 은하철도 999의 세계를 깊게 들여다본다. 마츠모토의 우주관과 은하철도 999의 에피소드를 주제로 한 오마주 작업도 펼친다. 디지털샤워룸, 인터렉티브 미디어룸, 다프트펑크 뮤직비디오룸, VR룸 등을 통해 은하철도 999에 탑승한 것 같은 느낌도 제공한다. 기획자인 김진형씨는 "마츠모토가 상상해온 미래에 성큼 다가간 현재의 기술력을 체험하고, 인간의 유한한 삶에 대해 생각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