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색인간' '아몬드' '7년 동안의 잠' 등 ‘관악의 책’ 3권 선정 독서의 의미 일깨우는 계기 마련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 한마디로 말하자면 이 이야기는 괴물인 내가 또 다른 괴물을 만나는 이야기이다. 하지만 그 끝이 비극일지 희극일지를 여기서 말할 생각은 없다. (중략) 사실 어떤 이야기가 비극인지 희극인지는 당신도 나도 누구도 영원히 알 수 없는 일이다.
- 손원평의 저서 '아몬드' 중
함께 책 읽고 나눔을 실천하는 관악구(구청장 유종필)가 ‘2018년 관악의 책’으로 김동식 저서 '회색인간' 등 3권을 선정했다.
분야별로는 어린이 분야에서 '7년 동안의 잠' (박완서 글, 김세현 그림), 청소년 분야에서는 '아몬드' (손원평 글), 성인분야에서는 '회색인간' (김동식 글)이 각각 관악의 책으로 선정됐다.
어린이 분야 '7년 동안의 잠' 은 우리 시대의 대표적인 작가 故 박완서 저서로 7년여 동안 잠들어 있던 매미 애벌레를 발견한 개미들의 이야기를 담백하게 그린 그림동화다. 물질문명이 지배하는 오늘날 우리가 진정 추구해야 할 목적과 올바른 가치가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는 작품이다.

청소년 도서로 선정된 '아몬드' 는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소년의 특별한 성장 이야기로 타인의 감정에 무감각해진 ‘공감 불능’인 이 시대에 큰 울림을 주는 소설이다. 영화감독이기도한 작가 손원평이 작품 속에서 인물들이 타인과 관계를 맺고 슬픔에 공감하며 성장해 나가는 과정을 탁월하게 묘사했다.
성인분야에 선정된 '회색인간' 은 혜성처럼 나타나 문단에 충격을 준 노동하는 작가, 김동식의 저서다. 작가가 10년 동안 공장에서 노동하면서 머릿속으로 수없이 떠올렸던 300편의 짧은 소설 가운데 66편을 추려 묶은 것으로 갑자기 펼쳐지는 기묘한 상황, 그에 대응하는 인간들의 행태를 통해 현 시대의 모습을 곱씹어 보게 하는 매력이 있는 작품이다.
관악구는 주민들이 책을 통해 소통하고 지역 내 책 읽는 분위기를 확산시키기 위해 매년 ‘관악의 책’을 선정한다. 2012년부터 시작해 총 27권(어린이·청소년·성인 분야 각 9권)의 책을 선정한 바 있다.
선정방식은 주민들이 추천한 도서 중 선호도조사를 거쳐 구 독서문화진흥위원회의 심의를 통해 결정된다. 분야별(어린이·청소년·성인) 각 1권을 선정하며 특히 추천 및 선호도 조사에서 지역 내 활동하고 있는 독서동아리 회원 등 주민들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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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정도서는 공공도서관, 작은도서관 등에 비치되며 ‘저자와의 만남’과 ‘책읽고 나누기 발표마당’ 등의 행사와 연계하여, 책과 어울리며 소통하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유종필 구청장은 “이 사업은 좋은 책을 선정해 주민과 함께 읽기 위한 것”이라며 “읽은 책에 대한 생각을 나누고 공유하다 보면 가족 간, 이웃 간 소통의 폭이 넓어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관악구 도서관과(☎879-5704)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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