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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거나 나쁘거나’ 다가온 노인사회, 범죄와 죽음의 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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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는 봤나 ‘앵그리 실버’, ‘폭주노인’…고령화 사회의 씁쓸한 단면

‘죽거나 나쁘거나’ 다가온 노인사회, 범죄와 죽음의 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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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원이 왜 이렇게 불친절해!” 기름 끼얹고 분신 시도한 60대 남성

지난 1월 31일 전북 정읍 한 마트에서 술에 취한 60대 남성이 자신의 몸에 휘발유를 들이붓고 불을 붙여 분신을 시도했다. 극한의 고통을 감내하면서까지 남성이 자신의 몸에 불을 붙인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경찰 조사 결과 그는 사건 나흘 전 마트에서 물건 구매 중 직원이 불친절하다며 난동을 부리다 지역 파출소에 연행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앙심을 품은 남성이 분노를 주체하지 못하고 풀려난 뒤 곧장 마트로 향해 분신을 시도한 것. 경찰에 불구속 입건된 남성은 어깨와 목에 1도 화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 “이러고도 너희가 내 자식이냐” 자식들 향해 과도 휘두른 90대 노인

올해로 96세가 된 A씨는 지난해 8월 28일 서울 금천구 큰딸의 집에서 자녀와 사위를 향해 칼을 휘두르며 살해를 시도했다. 자신의 부양문제를 놓고 장녀와 차녀가 다투는 장면을 목격한 그가 분노를 참지 못하고 모자 속에 숨겨둔 과도를 꺼내 휘두른 것. 현장서 A씨를 말리던 사위 B(42) 씨는 옆구리와 목에 자상을 입고 중태에 빠졌으나 다행히 곧 의식을 회복했다.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A씨는 재판부로부터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A씨는 100세 생일을 교도소에서 맞을 상황에 놓였다.



분노한 노인들의 강력범죄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신체는 젊고 건강하지만, 사회적으로 은퇴가 앞당겨지면서 주변과의 관계 소원과 경제적 빈곤에 직면한 노인들이 분노를 물리적으로 표출하게 된 것. 이를 두고 앞서 고령사회에 진입한 일본에선 ‘폭주노인’이란 단어로 이들의 존재를 규정하고 있다.


한국경찰학회의 ‘범죄 및 경찰학술대회’ 발표 자료에 따르면 만 61세 이상 노인 범죄가 2012년 12만 5012건에서 2015년 17만 904건으로 40% 가까이 증가 추세를 보였다.


대검찰청이 발간한 ‘2017 범죄분석’에 따르면 고령범죄자의 범행동기는 ‘부주의’와 ‘우발적’이 전체 사유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노인범죄가 갈수록 흉포화됨에 따라 노인 수형자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법무부가 지난해 발표한 ‘교정시설수용현황’에 따르면 전국 교정·수용 시설에 수감된 만 60세 이상 수용자는 2013년 2350명에서 2017년 4243명으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노인범죄의 원인으로 은퇴 시기가 빨라짐에 따라 사회적 지위에 대한 박탈감과 기초연금과 같은 사회보장제도 빈약에 따른 빈곤이 겹치며 쌓인 고독과 분노가 범죄로 표출되는 것이라 지적한다.


우리나라에 앞서 고령사회에 진입하며 범죄자 5명 중 1명이 65세 이상 노인인 일본은 어떻게 이 문제에 대처하고 있을까?


‘폭주노인’을 쓴 논픽션 작가 후지와라 토모미는 “노인의 폭력은 고독과 소외, 고립감, 그리고 현대사회 부적응을 내지르는 절규”라고 규정한 뒤 “그런 그들에게 의지가 되지 못하는 가족, 이들을 배려하고 보살피지 못하는 지역사회, 타인과 소통을 거부하는 현대인의 개인주의 성향이 빚은 총체적 문제”라고 분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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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일본 정부는 서비스 요원이 주기적으로 입주자의 상태를 방문해서 살피는 ‘서비스지원형 고령자 주택’을 보급하는 한편, 노인들이 모여 생활할 수 있는 ‘그룹홈’ 설립을 독려하며 각종 세제 혜택과 보조금 지원에 나서고 있다.


한편 마쓰야마 마사지 일본 인구담당장관은 지난해 한·일 인구장관회의 참석차 찾은 서울에서 “노인이라도 공부하고 싶다면 전문대나 대학원 진학을 돕고 있으며, IT업계에서 일하고 싶다면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며 노인인구의 자립능력 향상을 통한 고립감 해소에 정부차원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을 역설한 바 있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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