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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쳐 팔던 보험 쪼개서 '초저가 공세'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18초

유방암 月 180원·운전자 보험 月 1500원…한가지 질병 단독 보장

빚 부담에 보험 해약 고객 늘어…해지 건수 6년새 1.5배 증가
보험사들, 보험료 낮춘 특정 질병 단독 보장 '틈새상품' 봇물


합쳐 팔던 보험 쪼개서 '초저가 공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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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전경진 기자] 100원 짜리 암보험이 나왔다. 가계 경제 악화로 부담이 커지면서 월 180원 보험료 암보험 상품이 출시된 것이다. 전형적인 미끼 상품이다. 보험사 입장에서 이 암보험을 팔아 수익을 내기 보다 다른 상품 가입을 유도하기 위한 의도가 담겨 있다.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처브라이프생명보험은 오는 22일 월납보험료가 180원(20세 여성기준)인 온라인 전용 유방암 단독 보장 상품을 출시한다. 유방암 진단시 500만원을 지급하고, 유방 절제 수술시 추가로 500만원을 보장하는 상품이다. 5년 만기 비갱신형 상품으로 가입연령은 20세부터 60세까지다. '암보험'과 같이 질병군 전체를 보장하는 보험 상품은 많지만 '유방암' 한 가지 질병만을 단독 보장하는 상품은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에서는 최근 가계 경제 악화로 보험해지율이 높아지는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생명보험협회의 월간통계자료를 보면 지난해 1월 보험 해지환급 건수는 38만6850건에서 10월 384만8783건으로 대폭 늘었다. 최근 6년(2011~2016년)간 보험계약 해지 건수는 1.5배(427만7775건→659만3148건) 이상 증가했다.


이 같은 보험 해지 증가로 최근 업계에서는 보험료가 저렴한 상품들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12월 MG손해보험은 1000원대 운전자 보험을 출시해 보험료 인하 경쟁에 불을 지핀 바 있다. MG손해보험은 크라우드 보험 플랫폼 인바이유와 손 잡고 월1500원의 '1년 만기 운전자보험'을 출시했다. 지난해 5월 월2900원의 운전자 보험을 출시한데 이어 보험료를 절반 가량 더 줄인 셈이다. 통상 운전자 보험이 1만원대 인 것을 감안하면 15~30%수준의 가격이다.


보험회사 한 관계자는 "지난해 대다수 보험사들이 저해지 환급형, 무해지 환급형 상품을 1개 이상 출시했는데, 이는 수년간 보험해약률이 점증해온 현실과 무관치 않다"며 "실제 저해지·무해지 환급형 보험은 보장 내용은 그대로 인데 단지 해지하지 않으면 보험료를 할인해주겠다며 고객들을 붙잡는 상품"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월납보험료 100원대 암보험 등 지나치게 낮은 보험료 산정으로는 수익을 내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업비와 보험금 지급을 감안할 때 적정 손해율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보험사들은 다양한 질병을 하나의 상품으로 묶어 일정 수준 이상의 보험료를 측정·판매한다.


하지만 특정 질병 단독 보장 상품처럼 보험료를 파격적으로 낮춘 보험들이 시장에 안착할 경우 다른 보험사들도 이에 동참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암 보험의 경우 고객들의 관심도가 높은 편이라 굳이 설계사를 통하지 않고 온라인 채널을 통해 판매, 보험료를 크게 낮출 수 있다. 사이버마케팅(CM)채널 상품중 암보험 상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전체 24%로 가장 높은 이유다. 암보험과 같은 질병·재해 보험 상품 비중은 53%로 절반이 넘는다.


반면 CM채널에서 암보험 보험료는 전체 평균(40세 기준, 월2만9425원)의 72% 수준에 불과하다.


업계 관계자는 "금리상승기에는 빚 상환 부담 때문에 기존의 보험마저 해약해 빚부터 갚으려는 고객들이 더 늘어날 것"이라며 "단독 질병 보장 형태로 보험료를 확 낮춘 보험상품이 시장에 안착하면 다른 보험사들도 고객 수요가 높은 질병만 따로 떼어낸 모방 상품을 연이어 출시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전경진 기자 kji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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