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비불균형의 이면]②남자가 적다는 아랍국가들, 실제 남녀 성비는 3:1?](https://cphoto.asiae.co.kr/listimglink/1/2018011110523142736_1515635554.jpg)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보통 성비불균형과 관련해서 자주 비교대상이 되는 국가가 중국과 중동지역들이다. 남아선호사상의 영향 탓에 여성 비율이 적다고 알려진 중국과 남성이 적어서 인구 증가책의 일환으로 일부다처제를 시행하게 됐다는 중동지역이 대비를 이룬다는 생각 때문이다.
그러나 막상 통계를 보면 좀 내용이 달라진다. 지난 2014년, 걸프리서치센터가 걸프지역 국가들의 성비를 조사한 자료에서 사우디아라비아의 남녀 성비는 145로 남자가 훨씬 많다. 이는 여성 100명당 남성비율이 145명이라는 의미다. 다른 아랍국가들은 사우디보다 훨씬 압도적으로 남성이 많다. 카타르는 무려 393, 아랍에미리트도 357, 오만은 220, 바레인은 186 등 대체로 남녀 성비가 3대1에서 2대1 정도다. 이 통계로만 보면 일부일처제가 무색할 정도로 남성의 비율이 압도적이다.
사실 성비불균형이 심하게 발생한다고 해도 남성이 여성의 2배나 3배가 되기는 어렵다. 국제연합(UN)의 지난 2015년 '세계인구추계(World Population Prospects)'에서도 전세계 평균 남녀 성비는 105 정도로 남성이 압도적으로 많지는 않다. 남아선호사상 영향이 크다는 중국도 106.3 정도에 불과하다. 자연적 요인으로 아랍국가들에 남자가 많은 것은 아닌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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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는 통계의 함정이 숨어있다. 아랍국가들의 성비를 산출할 때, 자국민 대비 건설현장이나 노동현장, 파병 온 인원 등 각종 외국인 인구가 포함되는데 이들 대다수가 남성이기 때문에 남성이 압도적으로 많아보이는 것. 실제 자국민만 가지고 성비를 분석하면 남성 비율이 전혀 높지 않다. 자국민만 따져봤을때, 사우디의 성비는 102, 카타르는 99, 아랍에미리트는 100, 오만과 바레인도 각각 102, 101 수준으로 세계평균 성비인 105보다 모두 낮다.
남아선호사상이 동아시아 지역보다 훨씬 심함에도 남성 비율이 이처럼 낮은 것은 잦은 정치적 격변에 따른 내전과 높은 기온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보통 기온이 높은 지역일수록, 온도에 더 민감한 남성 태아의 사망률이 높고 유산도 많은 것으로 알려져있다. 더구나 아랍지역들은 19세기 이후 계속되는 내전과 잦은 전쟁으로 성인 남성의 사망률이 상당히 높은 편이었어서 남성이 부족한 성비불균형이 장기간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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