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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칼럼]요우커에게 선택의 자유를

시계아이콘01분 36초 소요

베이징의 연말 연초는 요우커(遊客·중국인 관광객)의 단체관광 이슈로 한동안 시끄러웠다. 요우커의 한국 단체관광 가능 여부를 놓고 난 데 없는 '진실게임' 공방이 일었다. 어디서부터가 진실이고 거짓인지 모호한 선에서 논란은 일단락됐다. 중국 관광 당국이 한국 단체관광을 '정상 처리'하라고 일선 여행사에 구두 지침을 내린 사실을 확인하면서다. 그동안 어떻게 '비정상 처리'를 해왔는지 추정만 할 뿐 실체를 알 길이 없지만 요우커의 귀환 소식에 양국 관광 업계는 반색했다. 그래서 요우커는 예전처럼 한국을 자유롭게 오가고 있을까. 현지 외교 소식통은 베이징과 산둥성에서 단체관광 신청이 간혹 있지만 건수가 많지는 않다고 전한다.


평소 한국을 자주 다니고 홍익대 앞 젊은 분위기를 즐기며 설화수 화장품만 쓴다는 30대 초반 중국인 여성은 "눈치를 보느라 가고 싶어도 가지 못 한다"고 했다. 이 친구는 소위 말하는 '한류 덕후'다. 한류에 빠져 한국어를 스스로 터득할 정도의 친한파(親韓派)지만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갈등 이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도 한국의 '한'자도 언급하지 않았다. 누구 눈치를 보느냐고 되물었더니 누구라고 콕 짚어 이야기할 수는 없어 모른다는 답이 돌아왔다. 그럼 사드가 뭔지 아느냐고 했더니 한국이 중국을 군사적으로 위험하게 하는 것이라며 얼버무린다. 아는 상식 선에서 설명을 이어갔더니 그제서야 "우리는 위에서 싫은 티를 내면 자발적으로 행동에 제약이 따를 수밖에 없다"고 털어놓는다.

새해부터 공식적으로는 한국 단체관광을 허용했다지만 베이징과 산둥성에 한정한 데다 모든 단체관광 상품을 당국에 반드시 보고하도록 하고 롯데호텔과 롯데면세점 이용 불허, 전세기와 크루즈 이용 불가, 온라인 광고 불가라는 이른바 '3불(不) 지침'을 유지한 것을 보면, 사실상 자제하라는 신호라는 게 중국인의 공통 반응이다. 물리적으로는 가능하지만 심리적으로는 여전히 한국 단체관광은 '금지'나 다름없다는 얘기다. 법무부의 비공식 통계를 보면 지난해 한국에 입국한 중국인 수는 440만명 안팎이다. 이는 2016년 820만명 대비 약 46% 급감한 수치다. 중국이 요우커를 무기 삼아 사드 보복을 가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을 때 우리 정부가 세운 지난해 중국인 관광객 유치 목표 900만명에 비하면 초라한 성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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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우커 1000만명 시대가 머지 않았다며 방방 뜰 때가 불과 3~4년 전이다. 오는 2020년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요우커 수가 1199만명으로 증가하고 부가가치 유발 효과는 32조4000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한 국책 연구기관의 4년 전 보고서는 지금도 인터넷상에 떠돈다. 그 때도 우리는 요우커 1000만명 시대를 앞두고 저가 관광 구조를 개편하고 소득 수준이 높아진 요우커 눈높이에 맞는 양질의 상품을 개발해야 한다고 한 목소리로 지적했다. 사드라는 돌발 변수로 1년 이상 중국인 관관객의 한국행 발길이 뚝 끊겼지만 우리 관광 업계가 위기의 시간을 어떻게 보냈는지 묻고 싶다.

영유권 분쟁으로 우리보다 앞서 요우커를 활용한 중국의 외교 보복을 당한 일본은 관광 다각화를 통해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았다. 우리도 학습효과를 발휘한다면 '한국은 싼 값에 쇼핑하러 가는 곳'이라는 저가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새로운 관광 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을 것이다. 한 해 요우커의 해외 출국 횟수는 1억3000만회를 넘는다. 이들이 일으키는 경제 효과가 수십조원 단위다. 사드로 촉발한 우리 국민의 반중(反中) 정서 탓에 요우커의 한국 방문을 대놓고 외면하기에는 그들의 경제적 존재감이 이미 커질대로 커졌다.




베이징 김혜원 특파원 kimhy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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