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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민주당, 난공불락 ‘앨라배마’ 함락…‘이제 의회를 되찾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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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앨라배마 주(州) 상원의원 보궐선거에서 민주당의 더그 존스 후보가 승리했다. 이 지역에서 민주당 상원의원 후보가 당선된 것은 25년 만에 처음이다. 존스 후보는 49.9%의 득표율을 기록해 로이 무어 공화당 후보(48.4%)를 제치고 승리를 거뒀다. 외신들은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던 '앨라배마'에서 민주당이 승리를 거둔 것에 대해 '엄청난 승리(seismic victory)'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앨라배마 상원의원 선거는 그동안 여론조사 기관마다 판세 분석이 달라지는 등 초접전 양상을 보였다. 애초 공화당의 낙승이 예상됐던 앨라배마 선거구는 무어 후보의 미성년 성추행 의혹이 불거지면서 박빙의 선거구가 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폭적인 지지로 선거 판세가 뒤집히는가 하면, 성 추문 피해자들의 증언이 나올 때 다시 판세가 뒤집히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물론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까지 선거전에 뛰어들면서 사실상 전국 선거로 치러졌다.

◆앨라배마의 선택 = 앨라배마는 25년간 민주당이 상원의원을 당선시키지 못한 지역이다. 대선 때에도 승리는 기대조차 못 하는 곳이었다. 이 같은 선거구가 뒤집힌 것은 일차적으로 무어 후보의 과거 때문이다. 여러 명의 성추행 피해자들이 수십 년 전 검사였던 무어 후보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고백하면서 선거전의 양상은 달라졌다.

美민주당, 난공불락 ‘앨라배마’ 함락…‘이제 의회를 되찾자’ 앨라배마주 상원의원 선거에서 승리한 더그 존스 민주당 후보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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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더그 후보의 승리의 가장 큰 원동력 가운데 하나는 여성이었다. 출구 조사에 따르면 투표한 남성 가운데 56%가 무어 후보에 투표한 반면 여성의 57%가 존스 후보에 투표를 했다. 미성년 성추행 전력이 여성들의 표심을 흔들었을 것으로 보인다.

존스 후보는 여성들의 더 이상 침묵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존스 후보는 한 교회에서 "나는 내 손녀가 컸을 때에는 더 이상 에토와 카운티(무어 후보가 검사로 재임했던 곳)에서 소녀들이 겪은 일(성추행을 뜻함)을 참고, 30~40년 동안 침묵해야만 하는 일들이 다시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고 연설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보다 더 인상적인 부분은 인종이다. 백인의 68%는 무어 후보를 지지한 반면에 비백인의 84%는 존스 후보를 지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민주당은 전체 앨라배마 인구의 25%를 차지하는 흑인이 이번 선거에 어떤 태도를 취하느냐가 관건으로 봤다. 이들이 투표를 포기하지 않고 투표를 하면 판세를 뒤집을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 때문에 막대한 선거자금이 흑인 유권자의 등록 캠페인에 투입됐다. 실제 이 같은 전략은 적중했다.


뿐만 아니라 세대와 학력 등도 영향을 미쳤다. 젊은 유권자의 경우 존스 후보를 지지한 반면 고령층 후보자는 무어 후보를 지지했다. 뿐만 아니라 대졸자의 경우 존스 후보를 지지했지만, 대졸 미만의 학력의 경우에는 무어 후보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美 정치에 미치는 영향 = 앨라배마 상원의원 선거는 100명의 상원의원 가운데 1명을 뽑는 선거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 선거에 비상한 관심이 쏠렸던 것은 이 1명의 가지는 엄청난 힘 때문이다.

美민주당, 난공불락 ‘앨라배마’ 함락…‘이제 의회를 되찾자’ 침통한 표정의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상원 다수당인 공화당은 이번 선거 패배로 텃밭에서 의석을 잃어 51석이 됐다. 과반수는 유지하지만 법안 처리 등에 있어서는 어려움을 피할 수 없다. 당론에 이견이 있는 의원이 한 명이라도 있으면 이들을 설득해야 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민주당에서는 공화당,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하는 개혁에 대해 효과적인 반격이 가능해졌다. 당론과 다른 생각을 가진 의원이 공화당 상원 의원 중에 한명만이라도 있으면 공화당의 정책 방향을 보다 온건한 방향으로 수정할 수 있도록 유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참모였던 데이비드 악셀로드는 워싱턴포스트(WP)에 "상원에서 공화당의 의석이 51석으로 줄었다는 것은,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가 원내 운영이 더 어려워졌음을 의미한다"면서 "반대로 민주당은 어떤 법이든지 이를 보다 온건한 방향으로 손볼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안방에서 패배한 공화당의 고민은 깊어졌다. 이번 선거기간 동안 공화당은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 주류와의 이견을 보였다. 가령 매코널 원내대표는 무어 후보의 사퇴를 요구했다. 하지만 그는 선거 후반에 들어와서 "주민 뜻에 맡기겠다"며 한발 물러섰다. 이 같은 태도 변화가 있었던 이유는 트럼프 대통령이 무어 후보를 전폭적으로 지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선거 결과 매코널 원내대표가 옳았고, 트럼프 대통령이 틀렸다는 사실이 확인됨에 따라 양측간의 긴장관계는 커지게 됐다. 공화당 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 주류가 따로 놀 수 있는 상황이 커진 것이다. 실제 이번 선거에서 무어 후보가 이겼다면 매코널 원내대표의 입장이 좁아질 것이라는 관측이 컷다. 하지만 상황이 반대가 됨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이 옹색해졌다.


에이미 클로부처 미국 미네소타주(州) 상원의원은 "이번 선거 결과 트럼프 대통령이 공화당에 짐이라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다만 존스 후보의 승리에도 불구하고 당장 상원 의석수의 변동은 없다. 선거 결과가 최종적으로 검표과정을 거친 뒤 발표되기까지 시일이 걸리기 때문이다. 앨라배마 주 정부는 이달 27~29일 사이에 검표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상원 소집 일정 때문에 존스 후보가 정식으로 상원의원에 취임하는 시점은 내년 1월 초가 될 전망이다. 이 때문에 앨라배마 선거 결과는 곧바로 현재 논의 중인 미국 세법 표결에는 반영되기 어렵다.


◆중간선거에 미치는 영향은 = 이제 관심은 내년 중간선거다. 민주당이 지난달 7일 뉴저지와 버지니아 주지사에서 승리한 데 이어 앨라배마 상원의원까지 승리를 거둠에 따라 내년도 중간선거에 대한 기대감도 커졌다.


美민주당, 난공불락 ‘앨라배마’ 함락…‘이제 의회를 되찾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이미지출처=연합뉴스]


특히 앨라배마 선거는 그동안 공화당 우위 지역에서도 민주당이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안겨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여성 유권자와 비백인 유권자의 응집을 일궈낸 선거 전략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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뿐만 아니라 이번 선거 결과로 민주당은 자금과 인물 등에서도 여유를 가져볼 수 있게 됐다. 민주당의 전략가인 크리스 코피니스는 "(이번 승리를 계기로) 그동안 해볼 만했던 지역으로 여겨졌던 공화당 우세 선거구에 엄청난 기회가 열리게 됐다"고 전망했다. 코피니스는 "공화당 우세 지역에서 의석을 차지함에 따라 (그동안의 열세 지역에도) 선거 모금이 몰릴 수 있게 됐고, 출마를 생각하지 않았던 인사들도 출마를 고려할 수 있게 되어 상황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민주당은 내년 중간 선거를 통해 상원과 하원 모두 과반을 탈환하는 것도 꿈꿀 수 있게 됐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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