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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벤처부 장관에 바란다]<2>대기업 갑질, '징벌적 배상'으로 차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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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 기술·인력 탈취
엄두 못내도록 강력한 신호 필요
지재권에 대한 인식 변화 필요
골목상권 보호 규제도 마련해야

[중소벤처부 장관에 바란다]<2>대기업 갑질, '징벌적 배상'으로 차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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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동훈 기자]#한 자동차 부품 중소기업 A사는 독자 개발한 기술을 가지고 완성차 대기업과 11년간 계약관계를 유지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대기업이 기술자료를 요구하기 시작했다. 급기야 대기업 직원 한 명은 중소기업의 기술을 이용해 자신의 석사논문을 쓰고 특허를 취득했다. 이후 대기업은 A사와의 계약을 모두 해지했다.

#중소기업 B사는 조선 분야 대기업의 협력업체다. 양사는 정식계약 전 일단 공사에 착수했다. 구두합의가 이뤄진 상태였고 견적과 하도급 대금은 대기업이 결정했다. 이후 대기업은 매월 강압적으로 정산대금 합의와 전자서명을 강요했다. 심지어 수정 및 추가 공사에 대해서는 대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이런 사례는 시장에서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언론에 등장하는 사례는 빙산의 일각이라는 것이다. 이를 근절하기 위해 대기업의 '자성'만을 촉구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많다. 결국 시장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정부의 개입, 즉 제도적 장치가 필수라는 것이다. 김기찬 가톨릭대 경영학과 교수는 "대기업이 기술ㆍ인력 탈취 등 불공정 행위를 엄두도 내지 못하도록 징벌적 손해배상을 실효성 있게 시행해야 한다"며 "시장에 강력한 신호와 상징을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기술탈취 문제는 중소기업 육성을 위해 대책 마련이 가장 시급한 분야다. 어기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중소기업벤처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기술유출을 경험한 중소기업 수는 총 527개사에 달했다.
 

[중소벤처부 장관에 바란다]<2>대기업 갑질, '징벌적 배상'으로 차단해야

연도별로 피해 기업 수를 보면 ▲2012년 182개사 ▲2013년 155개사 ▲2014년 63개사 ▲2015년 59개사 ▲2016년 68개사로 나타났다. 이들 기업에서는 총 526건의 기술유출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5년간 총 피해신고액만 3063억6000만원에 달했다. 중기부는 매년 국내 기업부설 연구소 보유기업 2000여 사업체를 대상으로 최근 3년간의 기술유출 현황을 조사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피해 사례는 기관의 조사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지식재산권에 대한 사회인식 변화가 선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세다. 박성준 특허청 산업재산보호협력국장은 "정부의 집행력 강화를 많이 강조하지만 궁극적 해결방안은 아니다"며 "강화된 집행력으로 누굴 때려야 할지 모르는 상황이 반복되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 지식보호법 체계가 너무 약한 탓"이라고 지적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 같은 대기업의 기술탈취 등 불공정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기술유용사건 전담조직'도 구축했다. 기술유용의 경우 법 위반 경중을 가리지 않고 정액 과징금을 부과하고 고발 조치하기로 했다. 또 손해배상제도의 배상액을 3배 이내에서 3배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이와 함께 하도급법을 개정해 기술자료 제3자 유출을 금지하는 제도 도입도 논의할 계획이다.


대기업이 골목상권 침해로부터 영세 소상공인을 보호할 실효성 있는 규제도 필요하다. 소상공인업계는 유통산업발전법이 중소유통서비스업 보호라는 정책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점포 등 출점계획시 골목상권과의 상생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의무휴업일 지정 및 영업시간 제한 대상을 모든 대규모 점포 등에 적용하고 금품 제공의 요구ㆍ약속 및 수수 금지 등 내용을 포함한 법 개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 복합쇼핑몰 등 대규모 점포 출점시 상권영향평가가 더욱 실효성 있게 바뀌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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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생계형 적합업종은 법제화가 절실한 영역이다. 현재 동반성장위원회의 적합업종 공표는 '권고' 형식이다. 동반위가 권고한 내용을 대기업이 위반했을 경우 상생법 위반에 따른 벌칙은 없다. 대기업이 적합업종에 대한 합의를 지키지 않아도 강제할 방법이 없는 것이다. 적합업종제도가 중소기업의 사업영역을 보호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비판을 받는 것도 이 때문이다.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은 "생계형 적합업종 법제화야말로 내수경기 활성화의 근본적이며 핵심적인 대책"이라고 말했다. 차상익 법무법인 아인 변호사도 "법제화를 통해 생계형 적합업종의 실효성을 강화하고 대기업을 제재해야 한다"며 "시장경제를 건전하게 발전시키고 소비자 피해를 방지한다는 측면에서 새 중기부 장관이 관심을 가져야 할 첫 번째 분야"라고 강조했다.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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