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예일대학 제노사이드연구소…"위협 행동으로 옮기면 유엔 '제노사이드 협약' 위반"
[아시아경제 이진수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북한 '완전파괴'라는 초강경 발언은 북한에 대해 '제노사이드(genocideㆍ대량학살)'를 저지르겠다고 공공연히 위협한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9일(현지시간) 제72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미국과 동맹을 방어해야 한다면 북한을 완전히 파괴하는 것 외에 다른 선택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미 예일대학 제노사이드연구소의 벤 키어넌과 데이비드 사이먼 이사는 26일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트럼프가 제노사이드를 저지르겠다고 위협했다'는 제하의 글을 공동 명의로 기고했다.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유엔 연설이 공격성, 호전성, 미 주권에 대한 강조로 주목 받았다"면서 자국과 미 동맹 보호라는 이름 아래 북한 완전파괴 운운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문제 삼았다.
이들은 "북한 완전파괴 위협을 행동으로 옮길 경우 2500만명이 넘는 북한인은 필연적으로 대량 죽음에 이르게 된다"며 "이는 1948년 발효된 유엔 제노사이드협약을 직접적으로 위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엔 제노사이드협약에 따르면 제노사이드란 국민ㆍ인종ㆍ민족ㆍ종교집단의 전부 혹은 일부를 말살할 의도로 이뤄진 행위다. 이는 국제법상 명백한 범죄 행위다.
키어넌과 사이먼 이사는 "단순히 제노사이드를 저지르겠다고 위협하는 게 명백한 협약 위반은 아니지만 이를 공모하거나 공개 선동할 경우 위반에 해당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이런 위협을 행동에 옮긴다면 그는 자기의 범죄적 의도를 예고한 셈이 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2375호 결의안' 채택 이후 북한도 미국ㆍ일본에 이와 유사한 제노사이드 위협을 가했다면서 "미국과 북한 모두 제노사이드협약 등 국제법에 구속 받는다"고 비판했다.
한편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면 한국에서만 매일 2만명이나 사망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왔다.
미 일간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는 한반도에서 4년 근무한 롭 기븐스 퇴역 공군 준장의 말을 인용해 미 국방부가 이런 예측을 내놨다고 25일 보도했다. 그나마 이는 북한이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고 치르는 전쟁의 경우만 가정한 결과다.
제임스 스타브리디스 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총사령관은 북한과 무력충돌이 일어나면 재래식 전쟁 가능성을 50%, 핵전쟁 가능성을 10%로 추정했다.
이진수 기자 comm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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