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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100일 김부겸 행안부 장관, 마침내 '칼'을 빼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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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보내 '공공성과 연대성' 입각한 주요 국정과제 해법 내년 1월1일까지 내놔라" 당부

취임 100일 김부겸 행안부 장관, 마침내 '칼'을 빼들었다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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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취임 100일을 맞아 공무원들에게 마침내 칼을 빼들었다. "앞으로 100일 동안 지방분권ㆍ균형발전 등 문재인 정부의 주요 국정과제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그림을 그려 내놓으라"고 주문했다.


25일 김 장관은 행안부 공무원들에게 '공무(公務)의 무게'라는 제목의 편지를 보내 이같이 당부했다. 핵심 키워드는 '공공성과 연대성'이다. 김 장관은 편지에서 "지난 100일 동안 행안부 가족 여러분과 사귀는 기분이었다"라며 "저는 이제 여러분을 믿는다. 가장 큰 이유는 여러분에게서 '시민의 덕성' 즉 공공성과 연대성을 발견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장관은 이어 "요즘 우리 행안부가 열심히 하는 공적 업무가 바로 공공성과 연대성을 되살리는 일이다. 우리 사회에 시민적 덕성을 널리 실현하는 일"이라며 "그 일을 오롯이 받아 안고 묵묵히 수행하는 여러분들의 모습에 저는 감동할 따름"이라고 덧붙였다.


김 장관은 그러면서▲ 지방분권ㆍ균형발전, ▲국민안전 국가 책임 강화, ▲사회 혁신을 통한 시민사회 뿌리 강화 등을 주요 과제로 거론했다. 그는 "무너진 공공성을 되살리고 옅어질대로 옅어진 연대성을 복구하는 전환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공무원들에게 '당근'을 던진 김 장관은 '채찍'도 잊지 않았다. 앞으로 100일간, 즉 내년 1월1일까지 문재인 정부의 주요 국정과제에서 구체적인 성과를 내기 위한 밑그림을 완성시켜달라고 지시한 것이다.


김 장관은 편지에서 "이제부터 100일은 구체적인 성과를 내기 위한 준비를 완결해달라"며 "내년 1월1일 200일째가 되는 날 저는 여러분들이 만들어 주신 안을 들고 청와대로 국회로 국민들 앞으로 달려가 호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김 장관의 편지는 과거 정권 교체 때마다 '점령군'처럼 행세하며 공무원들에 대한 군기 잡기ㆍ인적 청산에 나서던 전례와는 차별화된 행보다. 공무원들을 적대시해 반발을 사는 대신 '우군'(友軍)으로 만들어 국정과제 추진 동력을 얻겠다는 고도의 노림수가 엿보인다.


김 장관은 취임 후 공무원들의 민심을 사기 위해 노력했다. 전정권 시절 혜택을 입은 1급 이상 고위공무원 상당수를 내치지 않고 자리를 주는가 하면 기수 파괴ㆍ외부 영입 인사도 자제하는 등 내부의 조직 안정에 무게를 둔 인사를 단행했다. 그러면서 각 부서별 일정을 잡아 실무 공무원들까지 일일이 만나 점심을 함께 하고 공무원노조와도 만나는 등 친밀감을 높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같은 '허니문'이 언제까지나 지속될 지는 장담할 수 없다. 기대했던 업무 성과가 나지 않고 무사안일ㆍ복지부동의 과거 행태가 계속되면 언제든 칼바람이 몰아칠 가능성도 높다는 게 김 장관 측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실제 김 장관은 평소엔 온화하고 합리적이지만, 정치적 소신ㆍ의리ㆍ원칙 앞에서 '가시밭길'도 마다하지 않은 이력을 갖고 있다. 1992년 대선 패배 후 정계 은퇴했던 김대중 전 대통령이 1995년 새천년민주당을 창당하겠다고 나서자 국민과의 약속을 어긴 패권적 행태라고 비판하며 노무현 전 대통령 등과 '꼬마 민주당'을 사수했던 일이 대표적 사례다.


뿐만 아니라 2003년엔 햇볕정책ㆍ남북간 신뢰의 원칙에 어긋나는 '대북송금 특검'에 반대하다 이른바 '독수리 5형제'의 일원으로 한나라당에서 탈당했다. '지역구도 타파'라는 소신을 지키기 위해 16ㆍ17ㆍ18대 총선까지 내리 3선까지 성공했던 경기도 군포를 떠나 19대 총선 당시 대구 수성갑에 출마했다가 한동안 야인 생활의 서러움을 감내하기도 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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