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부 파리파게뜨 직접 채용 지시 두고서 재계 내 상반된 시각
경총 등은 파견법 등 재판에 미치는 영향에 촉각
제빵업계와 프랜차이즈 업계는 차별성 강조하며 고용부 조사에 민감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고용노동부가 파리바게뜨 가맹점에서 일하는 제빵기사를 본사가 직접 고용하라고 지시한 것과 관련해 재계 내부에서도 상반된 흐름이 감지된다.
한국경영자총연합 등은 기존 파견법 관련 재판 등과 연관지어 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에 주목하는 반면, 동종업계는 고용부의 추가 조사 등을 의식해 파리바게뜨의 사례가 '특수하다'며 파장이 커지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고용부는 이번주 안에 파리바게뜨 제빵기사 직접 고용 명단과 시정명령 공문을 SPC그룹측에 전달할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고용부는 지난 21일 파리바게뜨 가맹점에서 일하는 제빵기사 5378명을 직접 고용하라고 시정지시했다.
경총은 전날 '고용부 파리바게뜨 불법파견 판단의 쟁점'이라는 참고자료를 통해 고용부의 판단을 비판했다. 특히 경총은 "가맹계약은 독립된 사업자 간의 계약이지만 상법과 가맹사업법에 따라 가맹본부가 가맹점의 영업에 대해 지원, 교육, 통제가 가능하다"면서 "가맹점주가 본부가 제시한 품질기준을 준수하지 못하면 가맹본부가 제공하는 용역 등을 사용하도록 요구하는 것이 허용된다"고 주장했다.
이를 토대로 경총은 "파리바게뜨가 협력사 제빵사들에 대해 파견법상 사용사업주로서 지시·명령을 내린 것이 아니라, 가맹사업 목적달성을 위해 필요한 범위내의 가맹계약상 업무안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이는 파리바게뜨의 입장과 유사하다. 파리바게뜨 역시 "가맹본부와 제빵기사의 소통은 가맹사업법 5조 ‘가맹본부의 준수사항’에 준하는 것이므로 허용범위를 벗어났다고 단정할 수 없다"면서 "(고용부의 판단은) 지나치게 주관적"이라고 지적했다.
재계가 이번 사안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파견법 자체에 대한 해석과 재판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반대로 '파리바게뜨'의 사례가 특수하다는 시각도 있다. 고용부는 24일 "파리바게뜨가 (가맹사업법상의 교육·훈련·지원의 범위를 벗어나 채용·평가·임금수준·승진 등) 인사·노무관리까지 직접 하였기 때문에 불법파견으로 판단한 것"일며 "프랜차이즈 가맹점들은 가맹사업법의 범위 내에서 적법하게 협력업체 등 다양한 형태로 인력을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파리바게뜨와 유사하게 협력사를 통해 제빵기사를 보내왔던 뚜레쥬르 역시 운영 방식에서 파리바게뜨와 '내용'이 다르다고 주장한다. 뚜레쥬르의 경우 본사에서 제빵기사들에게 직접적인 업무지시 등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뚜레쥬르는 자체 조사에서는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프랜차이즈 업계 역시 다른 면에서 차별성을 강조한다. 제빵업계를 제외하면 협력업체로부터 전문인력을 도급을 받을 필요가 있는 프랜차이즈는 많지 않다는 것이다. 한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피자나 치킨 같은 프랜차이즈 사업의 경우 제빵기사와 같이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지 않다"면서 "파견 문제가 프랜차이즈 전반의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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