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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란메뉴'에도 빚더미 앉은 외식 자영업자…잔인한 추석 맞이한 농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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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반토막…인력 감원으로 '버티기'
줄줄이 문닫는 식당…외식업 폐업률 가장 높아
자영업 대출 14% 늘어 '58조 급증'…노란우산공제 해지도 봇물
울먹이는 농가 "설에 이어 추석 장사도 망쳤다"…개정요구 빗발


'영란메뉴'에도 빚더미 앉은 외식 자영업자…잔인한 추석 맞이한 농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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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나주석 기자] "영란 메뉴를 내걸었는데도 손님이 30%가량은 줄었어요. 월 평균 매출도 반토막났습니다." 충무로 인근에서 한정식집을 운영해 온 이모(56)씨는 20일 오후 기자와 만나 한숨을 쉬며 이 같이 하소연했다.


여의도에서 일식집을 운영하는 김모(62)씨는 "점심에는 '영란 메뉴'를 내걸고 버티고 있는데, 저녁에는 단가가 맞지 않아 사실상 저녁 장사는 포기했다"며 "손님들 발길이 뚝 끊겨 저녁 8~9시까지만 영업을 하고 인력을 줄여 비용 감소에 집중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영란메뉴'에도 빚더미 앉은 외식 자영업자…잔인한 추석 맞이한 농가 직능경제인단체총연합회와 골목상권살리기소비자연맹, 한국외식업중앙회 등 회원들이 8월29일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앞에서 열린 '서민경제 발목잡는 김영란법 중단 및 근로시간 단축저지 규탄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는 28일이면 일명 '김영란법'이라 일컫는 '부정청탁 및 금품 수수 등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이 시행된 지 1년이 된다. 1년이란 시간 동안 '식당가 풍경'은 완전히 바뀌었다. 국민들의 먹거리를 책임지는 농어민들의 극심한 고통 호소도 끊이지 않고 있다.


여의도나 광화문 등 김영란법 대상자가 많이 근무하는 오피스 타운에는 3만원 이하의 이른바 '영란 메뉴'를 내걸고 고객몰이에 나선 식당을 많이 볼 수 있다. 밤 늦게까지 영업을 하던 고급 식당들은 저녁 장사를 포기하고 8시만 넘으면 문을 닫는 곳도 많아졌다. 저녁 영업이 시원치 않아 인력을 줄이는고 문을 닫는게 낫다고 판단한 것.

'영란메뉴'에도 빚더미 앉은 외식 자영업자…잔인한 추석 맞이한 농가 한 식당에 등장한 김영란 회세트.


청탁금지법 시행 1년간 외식업체 3곳 중 2곳의 매출이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외식업중앙회 산하 외식산업연구원이 법 시행 1년을 맞아 지난 11~15일 외식업체 420곳을 대상으로 전화와 모바일 설문 조사한 결과다. 외식산업연구원은 "전체 외식업체의 66%가 청탁금지법 시행으로 매출이 감소했고, 이들의 평균 매출 감소율은 22%"라고 밝혔다.


외식업체들은 법 시행 후 경영난을 타개하기 위해 '종업원 감원'(22%), '메뉴 가격 조정'(20%), '영업일이나 영업시간 단축'(12%)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외식업체 10곳 중 7곳(75%)은 수익 악화를 타개하기 위해 '고용 인력 감원을 고려한다'고 응답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외식 자영업자들의 폐업이 속출하고 있으며, 폐업을 하지 않고 버티는 곳은 빚에 허덕이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자영업자가 은행 등에서 받은 대출은 480조2000억원으로 1년 전인 2015년 말(422조5000억원)보다 57조7000억원(13.7%) 급증했다. 자영업자 대출 증가율은 2013년(8.6%)과 2014년(7.6%)에는 10% 미만이었다가 2015년 13.5%로 급등한 뒤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영란메뉴'에도 빚더미 앉은 외식 자영업자…잔인한 추석 맞이한 농가 자영업 폐업이 속출하면서 거리 곳곳에 '임대문의' 글이 띄고 있다.


최근에는 운영하는 가게가 어려워지면서 가입했던 노란우산공제까지 해지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불확실한 미래를 위해 쌓아놓은 자금까지 찾아쓰고 있다는 것.


2010년 407건(19억원)에 불과하던 노란우산공제 해지 건수는 2013년 4356억원(128억원), 2014년 5986건(230억원), 2015년 7241건(330억원) 2016년 1만311건(498억원) 등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 들어서도 해지가 급증, 지난 2월말 기준으로 1830명(96억원)의 소상공인들이 노란우산공제를 해지했다.


전문가들은 "소상공인으로 대표되는 자영업자의 월평균 영업이익은 임금 근로자 소득의 70% 수준에 불과하다"며 "창업 후 5년 이내 폐업하는 비율이 70%에 달할 만큼 열악한 경영환경에 처해있다"고 설명했다.


서용희 한국외식산업 선임연구원은 "식재료비나 임대료 등 제반 비용의 꾸준한 인상이 있어온 상황에서 김영란법에 따른 매출 감소 상태가 지속된다면 상당수 업체들이 휴ㆍ폐업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영란메뉴'에도 빚더미 앉은 외식 자영업자…잔인한 추석 맞이한 농가 광주 북구 장등동의 한 축사. 사진=연합뉴스


농가 역시 극심한 고통을 겪고 있다. 한 관계자는 "선물 자체를 아예 꺼려하는 풍토가 생겨나면서 농ㆍ축산물 농가가 겪고 있는 경제적 피해는 실로 막대하다"며 "당초 계획과 달리 추석 전 김영란법 개정이 물 건너가면서 선물용 농산물 판매는 이번 추석에도 신통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김영란법 생기기 전에는 명절때마다 우럭포를 400~500개씩 팔았는데, 김영란법 시행후에는 선물용 20~30개도 안나가고 있다"며 "올 설 장사도 망쳤고, 추석장사도 기대하기 힘들어 추석상품 물량을 예년에 비해 대폭 줄였다"고 말했다.


전라남도 광주의 한 한우농가 관계자 역시 "김영란법 시행으로 전남에서 입은 농수축산물 피해 규모는 4000억원으로 추산되는데, 가장 피해가 가장 큰 품목은 한우와 인삼으로 각각 470억원과 153억원에 이른다"며 "농민단체 등이 법 개정을 요구하고 나섰지만 응답은 없어 답답할 뿐"이라고 말했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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