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에 대해 “군사적 해법은 엄청난 희생을 가져올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미국이 검토 중인 이란과의 핵협정 폐기에 대해서도 "북한과 같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미국 뉴욕 UN본부에서 열린 UN총회 연설을 앞두고 미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역내 평화를 구축하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을 ‘로켓맨’으로 언급하는 등 비방이 거세지고 있는 것에 대해 “단어를 써서 강하게 압박하는 것은 (해결책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또 “북한에 대한 어떠한 군사 행동도 반대한다”며 “평화적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마크롱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핵협상 타결을 폐기를 주장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강한 우려를 표했다. 그는 “미국이 핵협상을 폐기하려는 것은 큰 실수”라며 “협상을 중단하면 북한과 매우 유사한 상황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과 이란이 2015년 타결한 핵 합의 ‘포괄적 공동행동계획(JCPOA)’은 이란이 핵무기 프로그램 가동을 중단하는 대신, 대(對)이란 경제제재를 해제하는 것이 골자다. 당시 미국·프랑스·영국을 비롯한 주요 6개국과 이란은 13년간의 진통 끝에 이 같은 합의에 도달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후보시절부터 줄곧 이를 "재앙"이라고 언급해 온데 이어, 이날도 "이란 핵협상은 우리가 준수할 수 없는 협정"이라고 강경발언을 쏟아냈다. 트럼프 행정부는 내달 중순까지 의회에 이란의 핵협상 준수와 관련한 보고서를 내야한다.
아울러 마크롱 대통령은 미국의 파리 기후협약 탈퇴에 대해 설득을 이어가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을 존중한다"면서도 "협약 재가입에 대해 계속 설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탄소배출량 측면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국가"라며 "미국이 참여하지 않으면 다른 국가에게 무엇을 해야한다고 요구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유엔본부에서 개최된 유엔 총회 기조연설에서도 "중국을 포함한 우리의 책임은 북한을 협상 테이블에 불러오는 것"이라며 "프랑스는 협상의 문을 닫는 어떤 긴장 고조에도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오늘날 우리가 닥친 지구온난화, 전쟁, 테러리즘 등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다자주의를 필요로 한다"고 다자주의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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