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약한 불펜탓 불안한 1위
PS 도전 팀 대부분 '뒷문' 고민, 막판 순위 싸움 변수
[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목표도 고민도 같다. 가을야구를 기대하는 프로야구 일곱 개 구단의 머릿속이 복잡하다. 불안한 '뒷문'. 우승을 바라거나 포스트시즌을 위해 총력을 쏟아야 하는데 제 몫을 하는 불펜진을 찾기 어렵다.
정규시즌 우승에 도전하는 선두 KIA가 또 호되게 당했다. 13일 SK와의 원정경기(10-15 패)에서 10-5로 앞서다가 7회에만 홈런 두 개 포함 8안타를 맞고 10실점, 역전패했다. 5점 차 리드도 지켜내지 못할 만큼 불펜진이 약하다. 7-10으로 쫓긴 상황에서 네 번째 투수로 등판한 임창용(41)은 최정(30·SK)에게 만루포를 얻어맞는 등 0.1이닝 동안 3피안타 4실점하고 패전투수가 됐다.
임창용은 시즌 막바지 KIA가 내세울 가장 믿을만한 마무리다. 허리 통증으로 지난달 28일 2군에 간 뒤 12일 SK전(6-2 승)에서 1군에 복귀했다. 세 번째 투수로 나가 1.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김기태 KIA 감독(48)이 "구위를 많이 회복했고, 2군에서 실전 경기도 충분히 했다. 경험이 풍부한 선수"라고 추켜세웠으나 하루 만에 기대가 무너졌다.
KIA는 '블론세이브(세이브 상황에서 등판한 투수가 동점이나 역전을 허용한 경우)'가 리그에서 네 번째(17회)로 많다. 지난 7월18일 재개한 후반기 마흔다섯 경기는 공동 2위(9회). 9월 열두 경기에서도 가장 많은 다섯 번을 기록했다. 2군에 다녀온 임창용에게 맡겨야 할 만큼 불펜 사정이 좋지 않다. 타이거즈 팬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이 상황이라면 정규시즌 우승은 물론 포스트시즌에 가더라도 승리를 기대할 수 없다"고 성토했다.
KIA의 정규시즌(팀당 144경기) 남은 일정은 열네 경기. 2위 두산에 3.5경기 차로 쫓긴다. 막바지 순위 경쟁은 오리무중. 3위 NC와 4위 롯데의 격차가 2.5경기에 불과하고, 와일드카드 자격을 얻는 5위 자리를 두고 SK와 LG, 넥센까지 세 팀이 최대 2.5경기 차로 접전을 하고 있다. 세이브 1위(34회) 손승락(35)을 보유한 롯데나 김강률(29), 이용찬(28)이 역할 분담을 하는 두산을 제외하면 포스트시즌 범위에 있는 모든 팀의 불펜이 문제를 안고 있다. SK는 후반기 블론세이브 1위(10회), LG는 공동 2위(9회), 넥센(8회)이 그 다음이다. NC는 후반기 블론세이브(3회)가 가장 적지만 12일 두산과의 홈경기(13-14 패)에서는 8-0으로 앞서다가 중반 이후 대량 실점하며 역전패했다.
조성환 KBS N 해설위원(41)은 "시즌 막바지는 투수의 체력이 한계에 다다르고 투구 전략도 많이 노출된 시점이다. 순위 싸움도 어느 때보다 치열해 선수들의 집중력이 높다. 장단점을 파악한 타자들이 훨씬 유리하다"고 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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