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 테러로 미국 뉴욕 세계무역센터에서 숨진 2753명 중 1641명만 신원 확인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린 9·11 테러가 발생한 지 16년이 흘렀지만 아직 1112명의 희생자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집계됐다.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지 못한 희생자들의 신원을 확인하는 작업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11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9·11 테러로 미국 뉴욕 세계무역센터(WTC)에서 숨진 희생자 한 명의 신원이 지난 7일 확인됐다. 뉴욕시 검시관실의 DNA 검사를 통해서였다. 가족의 요청으로 이름이 공개되지 않은 이 남성은 신원이 확인된 1641번째 희생자다.
16년 전인 2001년 9월11일 항공기 자살 테러로 무너진 세계무역센터 쌍둥이 건물에서 숨진 사람은 모두 2753명이었다. 이중 1112명은 아직 누구인지 공식 확인되지 않은 셈이다. 이는 전체 희생자의 40%다.
9·11 테러 희생자의 신원 확인은 DNA 기술의 발전과 함께 진척돼 왔다. 이번에 16년 만에 한 사람의 신원이 확인된 것도 올해 초 새로 도입한 최신 DNA 추출 기술 덕분이었다. 뉴욕 검시관실은 이 남성의 뼛조각 가루에서 의미 있는 DNA를 추출해 이번에 업그레이드된 기술로 유가족 DNA와 일치하는 정보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희생자 신원 확인이 어려운 까닭은 테러 당시 비행기가 빌딩에 충돌하면서 발생한 화재와 열, 화학물질, 박테리아 등 때문이다. 테러 직후 수습된 온전한 시신은 극소수에 불과했다. 불, 햇볕, 세균 등으로 변질된 유해에서는 DNA를 추출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뉴욕시는 사건 현장에서 수거한 뼛조각 등 부분 유해 2만1600여 개 이상에서 DNA를 추출해 희생자 신원과 대조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하지만 여전히 신원 불명 희생자 유족들은 가족이 9·11 테러로 사망했다는 사실을 알고는 있지만 공식적으로 확인하지 못한 채 기다리고 있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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