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에서 열리는 '한국 천주교회 230년' 특별전

9일 개막…11월17일까지 약 두 달 동안 열릴 예정

박원순 서울시장이 9일(현지시간) 바티칸박물관에서 진행된 '땅에서도 이루어지소서! 한국 천주교회 230년 그리고 서울' 특별전의 테이프 커팅식에 참석하고 있다.

[아시아경제 금보령 기자] 서울을 배경으로 한국 천주교의 230년 역사를 보여주는 특별전이 9일부터 바티칸에서 열리고 있다.

서울역사박물관은 3년 동안 준비한 '땅에서도 이루어지소서! 한국 천주교회 230년 그리고 서울' 특별전이 바티칸에서 9일 개막했다고 10일 밝혔다.

서울역사박물관과 천주교 서울대교구가 공동으로 개최한 이번 전시는 바티칸박물관 기획전시실인 브라치오 디 까를로마뇨(Braccio di Carlo Magno)에서 오는 11월17일까지 약 두 달 동안 열린다.

전시에는 1784년 자생교회로 출발해 100년간의 박해와 순교를 견뎌내고, 민주화운동, 인권회복 등 사회운동에 힘쓴 한국 천주교회 대표 유물 187점이 나온다.

핵심 배경은 서울이다. 천주교 초기 신앙의 중심지였던 수표교, 명동이나 순교성지였던 서소문, 절두산 등을 조명한다. '1800 한양, 변화를 꿈꾸다'를 통해서는 당시 조선의 수도였던 한양을 자세하게 설명한다.

전시공간은 폭 6m, 길이 100m의 경사진 회랑으로 이뤄져 있다. 회랑에 들어선 관람객들이 전시를 감상하면서 땅에서부터 점차 하늘로 가까워지는 것과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분위기를 연출했다.

서울역사박물관과 바티칸박물관은 3년 전 인연을 맺었다. 2014년 교황 방한 기념특별전 '서소문·동소문 별곡'을 준비하면서다. 이번 전시는 바티칸박물관이 당시 먼저 제안했다.

바티칸에서 한국과 관련된 특별전시가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바티칸박물관은 세계 3대 박물관 중 하나로 1년에 500만 명의 관광객이 방문하는 곳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9일 오전 10시(현지시간) 성베드로성당에서 염수정 추기경,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상임위원회 주교단, 교황청 관계자, 바티칸 주재 83개 외교관장, 아시아 14개국 청소년 순례단 등 600여명과 함께한 개막미사에서 축사했다. 이후 바티칸박물관에서 개막 테이프 커팅식에도 참석했다.

박 시장은 "격변하는 근현대사적 맥락과 서울이라는 도시의 역사 속에서 한국 천주교의 230년 역사를 세계에 알리는 전시"라며 "이런 점에서 서울시와 서울시민에게도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