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낮 12시 서울시청 8층에서 박원순 서울시장과 공동으로 기자회견 열어
[아시아경제 금보령 기자] 가이 라이더(Guy Ryder) 국제노동기구(ILO) 사무총장은 한국이 지금 직면하고 있는 노동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사정이 대화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라이더 총장은 5일 낮 12시 서울시청 8층에서 박원순 서울시장과 공동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라이더 총장은 4일 김주영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 최종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 직무대행, 문성현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장 등과 만나는 자리를 갖기도 했다. 한국노총은 노사정 대화기구인 노사정위에 지난해 1월부터 불참하고 있다.
라이더 총장은 "한국은 지금 노동의 정규화, 최저임금, 일자리 창출 등 누적된 문제가 많다"며 "어제도 노사정에 다시 대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ILO는 정부와 사업주와 노동자 대표들이 대화를 통해 이런 이슈를 받아들이고 해결책을 만들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라이더 총장은 또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나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의 합법화를 강조했다. 그는 "두 노조가 합법 노조가 될 수 있도록 그동안 요구해왔다"며 "ILO 협약 87호와 98호를 비준함으로서 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ILO 협약 87호는 '결사의 자유 및 단결권의 보호에 관한 협약'이고, 98호는 '단결권 및 단체교섭권에 대한 원칙의 적용에 관한 협약'이다.
이 자리에서 박 시장은 "87호와 98호를 서울이 도시 차원에서 먼저 실천해 나가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박 시장은 "결사의 자유가 가장 절실하게 필요한 계층은 특수고용직을 비롯해 비정규직 노동자, 청년실업자와 같은 노동 약자들"이라며 "고용불안, 저임금 차별 속에서 자신의 노동권을 지키기 위해 단결권이 필요하다"고 얘기했다.
박 시장은 좋은 일자리에 대한 정의를 내리기도 했다. 그는 일자리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 "비정규직을 정규직화 한다든지, 동일노동 동일임금의 가치를 실현한다든지, 여유와 쉼이 있는 노동을 보장한다든지 등 여러 가지가 있다"며 "ILO가 주창해 온 좋은 일자리는 인간으로서의 최소한의 품격과 품위가 보장된 것 아닐까 싶다"고 설명했다.
라이더 총장은 이런 박 시장의 의견에 동의하며 한국 노동문제 해결을 적극 돕겠다는 약속도 했다. 라이더 총장은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서 노동문제에 강력한 의지를 갖고 있다. 한국에 있어선 낙관의 시기인 것 같다"며 "ILO는 한국 노동에 필요한 서비스와 지원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라이더 총장과 박 시장은 이날 오후 4시25분부터 약 1시간 동안 전태일 열사 기념시설을 방문한다. 평화시장 인근 청계천에 있는 '전태일 다리'를 찾아 다리 위에 설치된 '전태일 기념상'에 공동 헌화하고, 내년 하반기 개관을 목표로 하는 '전태일 노동복합시설' 예정지를 둘러볼 계획이다.
금보령 기자 gol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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