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문제원 기자] 한국가스공사가 발주한 액화천연가스(LNG) 저장탱크 건설공사와 관련해 3조5000억원대의 입찰을 담합한 건설사 관계자들이 첫 재판에서 대부분 혐의를 인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김상동 부장판사)는 5일 공정거래법·건설산업기본법 위반 혐의를 받는 10개 건설사와 소속 임직원 20명에 대한 첫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이들은 2005년 5월부터 2012년 12월 사이 3조5495억원 규모의 국책사업인 LNG 저장탱크 건설공사 입찰에서 투찰가격을 사전에 협의하는 수법으로 담합한 혐의를 받고 있다.
기소된 기업에는 대림산업과 한양, 대우건설, GS건설, 현대건설, 경남기업, 한화건설, 삼부토건, 동아건설, SK건설 등 국내 대표 건설사 상당수가 포함됐다.
이날 첫 재판에선 삼부토건 측만 변론 준비를 위해 시간을 더 달라고 요청했고 나머지 기업들은 공소사실은 모두 인정하고 양형에 대해서만 다투기로 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 업체들은 LNG 저장탱크 시공에 필요한 고도의 전문성을 갖춘 기업이 소수인 것을 악용해 경쟁을 하는 대신에 담합을 통해 공평하게 공사를 수주했다.
이들은 제비뽑기를 통해 낙찰받을 순번을 정한 뒤 들러리사가 낙찰 예정사의 금액보다 조금 높게 응찰을 하면 낙찰 예정사는 마지막에 그보다 낮은 가격으로 공사를 따냈다.
발주처의 참가자격 완화로 새로운 업체가 들어오면 이 업체도 담합에 끌어들였고, 순번이 뒤로 밀린 신규 업체가 배신당할 것을 우려하면 '마지막 입찰 때까지 합의를 유지한다'는 내용의 각서를 써주기도 했다.
이번 LNG 저장탱크 시공 담합 사건은 최저가 입찰 담합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담합 업체에 부과된 과징금만 해도 3516억원으로, 2009년 호남고속철도 건설공사 담합 사건에 이어 역대 두번째로 많다.
함께 담합에 참여한 삼성물산은 2015년 제일모직에 흡수합병되면서 '공소권 없음' 처분을 받았고, 두산중공업과 포스코건설은 '리니언시(자신신고감면제)'를 적용받아 고발을 면했다.
검찰은 담합 사건의 경우 '양벌(兩罰) 규정'을 적용해 회사와 임직원 모두 기소한다. 유죄 판결이 나오면 임직원은 신체형이나 벌금을, 회사는 벌금형을 선고받는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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