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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대책 한달 집중평가]엇갈린 서울 주택시장 명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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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대책 한달 집중평가]엇갈린 서울 주택시장 명암 반포동 일대 아파트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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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주택시장, 매도자·매수자간 눈치싸움으로 관망세 짙어지면서 거래절벽 현실화
-대책 발표 직후 서울 아파트값 하락
-실수요자 떠받친 분양시장 열기는 지속

[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8·2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지 한 달이 지나면서 서울 주택시장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기존 주택시장은 매도자와 매수자간 눈치싸움으로 관망세가 짙어지고 '거래 절벽'이 현실화되고 있다. 특히 8·2 대책의 직격탄을 맞은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는 수억원 내린 급매물이 거래되기 시작하는 등 집주인들의 방어선이 일부 무너졌다.


이와 달리 실수요자가 떠받치고 있는 분양시장은 열기가 계속되고 있다. 하반기 이후 분양시장이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31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서울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은 8·2 대책 발표 이후 3주 연속 하락했다. 지난달 31일까지만 해도 전주 대비 0.33% 올랐지만 이달 7일 0.03%, 14일 0.04%, 21일 0.04%씩 떨어졌다. 21일 조사 기준 집값 상승의 진원지로 꼽히던 강남4구의 낙폭이 컸다. 서초구(-0.15%)가 가장 많이 내렸고 강동구(-0.11%)·강남구(-0.05%)·송파구(-0.05%)도 하락했다.


일종의 '호가'로 기대심리를 반영하는 부동산114 통계에선 대책 발표 직후인 4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이 0.37%로 둔화된 이후 11일 0.07%, 18일 0.03%, 25일 0.03%로 이전으로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정부 정책과 투자 심리에 민감한 재건축 아파트값은 3주 연속 하락했다. 재건축 아파트값은 7개월 만인 11일 조사 때 0.25% 떨어졌다. 그러다 18일 -0.16%, 25일 -0.03%로 낙폭이 차츰 줄고 있다. 고점 대비 수천만원에서 1억~2억원씩 떨어진 일부 '급급매'가 팔린 후 일단 추가 하락세는 진정되는 모양새다.


조합원 지위 양도가 금지된 강남구 개포주공1단지나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등은 사실상 거래가 중단됐다.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는 고점 대비 3000만~1억원 가량 빠진 상태에서 추가 하락세를 멈췄다. 이 단지는 정부가 조합원 지위 양도와 관련해 예외조항을 소급 적용하지 않기로 하면서 착공 전까지 거래가 가능해졌다. 인근 중개업소 대표는 "매수자들이 가격이 더 떨어지길 기대하면서 거래는 안 되고 있다"며 "정부가 9월 중 발표할 가계부채 대책 등 추가 규제가 예고된 만큼 매수자나 매도자 모두 지켜보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비(非)강남권 주택시장은 지역마다 온도차가 크다.


'갭 투자'의 성지로 불리던 노원구 상계동 일대 아파트는 집주인들이 호가를 낮춰 매물을 던지고 있지만 거래가 끊기다시피했다. 이 지역은 서울 내에서 비교적 아파트값이 저렴한 데다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이 높아 전세를 끼면 1억원 안팎에서 투자할 수 있어 갭투자자들이 몰려들었다.


그러나 8·2 대책에서 노원구가 투기지역으로 지정된 이후 분위기가 급반전됐다. 8·2 대책 직전 3억5800만원에 거래됐던 상계주공5단지 전용면적 31㎡형은 최근 호가가 3억원 밑으로 떨어졌다. 부동산 114 조사 기준 25일 노원구의 아파트값은 0.11% 떨어졌다.


강남4구, 노원구와 함께 투기지역으로 지정된 마포구, 용산구, 성동구는 예상보다 잘 버티고 있다. 지난주 노원구가 0.11% 하락할 동안 용산구는 0.13%, 성동구는 0.11% 올랐다. 또 도봉구(0.15%), 동대문구(0.15%), 구로구(0.13%) 등은 대규모 단지를 중심으로 실수요자 거래가 이어지며 아파트값이 일부 오르기도 했다.


8·2 대책 여파로 기존 주택 매매시장이 잔뜩 움츠러들었지만 분양시장은 달랐다. 서울에서는 내 집 마련을 희망하는 실수요자가 분양시장을 떠받치고 있고 부산, 대전 등 지방 인기지역은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정부가 청약 1순위 요건과 대출 규제를 강화하며 청약 가수요를 눌렀지만 인기 지역을 중심으로 청약자들이 몰려들고 있는 것이다.


대책 발표 이후 서울에서 처음 분양된 아파트인 마포구 '공덕 SK리더스뷰'는 평균 34.6대 1의 경쟁률로 전 주택형이 마감됐다. 올해 서울 지역에서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던 은평구 'DMC 롯데캐슬 더 퍼스트'(37.98대 1), 영등포구 '보라매 SK뷰'(27.7대 1) 등에 뒤지지 않았다. 마포구는 투기과열지구와 투기지역으로 중복 지정되며 중도금 집단대출 규제가 강화된 첫 분양단지였지만 도심 내 초역세권인데다 공급이 많지 않아 인기가 많았다. 동작구 '이수역 리가'도 같은 날 1순위 청약에서 4.3대 1의 경쟁률로 1순위 마감됐다.


수도권과 부산, 대전 등 지방의 인기지역에선 풍선 효과도 나타났다. 수도권 공공택지 분양단지인 경기도 성남고등지구 '호반베르디움'은 평균 경쟁률 22대 1을 기록했다. 부산시 서구 '대신2차 푸르지오'는 평균 254.82대 1의 경쟁률을 찍었다. 부산 서구는 청약조정대상지역, 투기과열지구 등 규제에서 빠져 전매·대출 규제가 적용되지 않아 실수요자는 물론 투자자들도 대거 청약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같은 날 대전시 유성구 '반석 더샵'은 평균 57.7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2010년 이후 대전에서 분양된 아파트 중 가장 많은 청약자가 몰렸다.


전문가들은 다음 달 정부의 추가 대책이 나오기 전까지는 이 같은 시장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박원갑 KB국민은행 MW스타자문단 수석전문위원은 "8·2 대책 이후 주택 거래량과 가격이 둔화되는 조정 장세"라며 "현재 다주택자들이 의사결정을 못하고 갈림길에 서 있는데 시장에 영향을 많이 미치는 주거복지로드맵이나 가계부채관리방안이 나온 이후 움직임이 뚜렷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정부 정책 강화와 함께 금리인상, 공급 증가가 가격 하락폭을 결정짓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센터장은 "8·2 대책 뿐만 아니라 입주물량이 본격적으로 나오고 있고 금리도 오를 것이어서 리스크가 더 커진다"면서 "입주물량 증가는 시장 가격과 거래량에 영향을 크게 주는 만큼 추가적인 가격 하락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서울의 경우 여전히 공급이 부족해 가격 하락까지는 아니더라도 상승폭은 예전에 비해 줄어들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박혜정 기자 parky@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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