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2일 우이신설선 개통
전 역사·열차 상업광고 없는 순수 ‘문화철도’
작품 전시 ‘아트스테이션+달리는 미술관’
[아시아경제 김세영 기자] 서울특별시 동북권(동대문·성북·강북구)을 관통하는 우이신설선이 내달 2일부터 개통한다. 우이신설선은 강북구 우이동부터 동대문구 신설동까지 정거장(11.4㎞) 총 열세 곳을 연결한다. 길이 14m 미니 지하철로 운행되며, 국내 최초 전 구간 지하에 놓이는 자동무인철도로 주목받는다.
무엇보다 역사(驛舍) 곳곳에 예술적 시도로 이용객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문화철도 프로젝트’를 통해 지하철 내부를 비롯한 플랫폼 곳곳을 다양한 예술작품으로 꾸며놓았다.
문화철도 프로젝트 총감독을 맡은 이나미 홍익대학교 교수는 29일 간담회에서 “시민들이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자는 취지다. 많은 시민들이 이용하는 지하철인 만큼 공공예술로 시민들에게 공간을 되돌려주자는 의미”라고 했다.
문화철도 프로젝트는 무분별한 상업광고 없는 ‘문화예술 전용공간’, 역사에서 고품격 예술작품을 만날 수 있는 ‘아트스테이션’ 그리고 열차에 테마를 입힌 ‘달리는 ○○○’ 시리즈 등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먼저 전 역사 안에 상업광고를 전면 배제한다. 어려움을 겪는 문화예술단체에 홍보활동을 지원하는 등 지하철을 문화예술 전파의 새로운 플랫폼으로 삼는다는 복안이다. 광고의 경우 개성 없는 사각형의 광고판 대신 미술관 전시장처럼 레일을 설치해 작품이나 광고포스터 크기와 위치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광고 홍보는 전 역사 내 와이드칼라(37개)와 레일형 전지 포스터(95개), 각 열차 내 벽면 상단 모서리(1량 당 19개) 등을 통해 할 수 있다.
아트스테이션은 총 여섯 개 역(북한산우이, 솔샘, 정릉, 보문, 성신여대입구, 신설동)에 조성된다. 평소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통로 벽면이나 바닥, 계단, 에스컬레이터 옆 벽면을 활용해 갤러리로 만들었다.
신설동역에는 ‘색채의 마술사 천경자의 여행, 그녀가 바라본 풍경들’을 주제로 고故 천경자 화백의 원작을 본뜬 모작(模作) 형태의 작품을 전시한다. 작가 6인(이상원, 이용백, 원성원, 이명호, 정연두, 유근택)의 작품도 만날 수 있다. 북한산우이, 솔샘, 정릉, 보문역에는 신진 그래픽디자이너 서른두 팀의 작품 총 150점이 들어선다.
성신여대입구역에는 2014년 문화체육관광부 선정 ‘오늘의 젊은 작가상’을 수상한 김영나 작가의 설치예술('SET v.9:패턴') 두 점이 에스컬레이터 벽 전면에 놓인다. 김 작가는 “주로 벽화작업을 많이 해왔다. ‘몸’을 주제로 한 기하학적 형태로 율동이나 움직임을 표현했다. 단순한 도형은 많은 해석을 낳기에 이용객들이 직접 보며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외에도 성신여대입구역(승강장 위층)과 북한산우이역(2번 출구 엘리베이터 앞)에는 각각 ‘별’모양(작품명 ‘별’)과 쉼표 모양(작품명 ‘쉼’)의 왜곡형상아트 작품도 있어 포토존으로 활용할 수 있다.
달리는 열차 안에서도 미술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일부 열차 내부는 공연장, 도서관, 영화관, 미술관 등 특정 테마로 랩핑돼 꾸며진다. 우선 열차 두 편이 각각 ‘달리는 미술관’과 ‘달리는 도서관’으로 운행을 시작한다.
발달장애를 넘어 개성 있는 작품을 선보이는 시민예술가 두 명(정도운, 정은혜)이 ‘달리는 미술관’ 첫 번째 주인공으로 선정됐다. 두 작가 모두 사람 얼굴을 주제로 한다. 정도운 작가는 만나고 싶은 사람을, 정은혜 작가는 시민 1000명의 얼굴을 그렸다.
김 교수는 “현재 활발히 활동하는 작가들로 순수하지만 에너지 넘친다. 짧은 시간 동안 작가의 작품 세계를 비교적 깊이 알 수 있다. (달리는 미술관은) 기업의 메세나 활동으로 선정 작가를 후원하는 매체로 활용할 수 있다. 두 달에 한 번 정도 새로운 작가를 섭외할 예정”이라고 했다.
김세영 기자 ksy123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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