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의원 120명 중 115명 참석
9월 정기국회 앞두고 당-청 소통의 자리
점심 메뉴는 곰탕...109분 동안 ‘화기애애’
[아시아경제 황진영 기자, 부애리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 했다.
9월 정기국회를 앞두고 국정과제 추진 전략 등을 논의하고, 청와대와 당의 소통을 위해서다.
문 대통령이 여당 지도부와 청와대 회동을 한 적은 있지만, 여당 의원 전원을 청와대로 불러 식사를 한 것은 처음이다.
이날 오찬에는 민주당 의원 120명 중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신경민ㆍ김현권ㆍ신창현 의원을 제외한 115명이 참석해 '출석률' 95.8%를 기록했다.
25일부터 이틀에 걸쳐 세종시 홍익대 국제연수원에서 열린 당 워크숍에 참석한 민주당 의원들은 워크숍을 마치고 버스로 함께 청와대로 이동했다.
이 때문에 출석률이 높았다는 후문이다.
지난 5월 10일 국회에서 열린 문 대통령 취임식 이후 108일 만에 만난 문 대통령과 여당 의원들의 모임은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정오부터 오후 1시 49분까지 109분간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이어졌다.
문 대통령이 모습을 드러내자 모든 참석자가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를 쳤고 문 대통령은 의원들과 악수한 뒤 자리에 앉았다.
박수는 문 대통령이 자리에 앉을 때까지 이어졌다.
문 대통령은 모두 발언을 통해 "국회를 존중하고 야당과의 소통과 협력에도 최선을 다하겠다. 당도 힘들더라고도 야당과의 소통ㆍ대화에 적극적으로 나서서 새로운 정치문화를 선도해달라"고 말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는 민주당 정부라는 것을 늘 생각하고 있으며, 당과 공동운명체가 돼 운영해 나가겠다"며 "앞으로는 입법과제가 많아 당이 여소야대를 넘어 국회를 잘 이끌어주셔야 정부도 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또 "저도, 의원들도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어달라는 간절한 소망을 이루겠다고 국민에게 엄숙히 약속했고 국민은 그 약속을 믿고 저와 민주당에 기회를 준 것이어서 이 기회를 천금같이 여기고 국민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며 "반칙ㆍ특권ㆍ불평등ㆍ불공정이 사라진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국민과 함께 반드시 만들어야 한다. 정권이 바뀐 것뿐 아니라 국민 삶이 바뀌었다는 평가를 받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달라진 모습을 보이려 노력하고 대선 때 약속을 최대한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어 다행히 괜찮은 평가를 받았다"며 "하지만 지금까지는 대체로 대통령과 정부가 노력하면 되는 일들이었지만 앞으로는 입법과제가 많아 당이 여소야대를 넘어 국회를 잘 이끌어주셔야 정부도 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당ㆍ정ㆍ청이 끝까지 함께 한다는 자세로 해나가겠다"는 말도 했다.
추미애 대표는 문 대통령을 '3실, 3소 대통령'이라고 표현했다. 추 대표는 “절실,성실,진실로 대통령이 되셨다”며 “이제는 3소 대통령이다. 국민과 소통하고, 역사와 소통하고, 미래와 소통하는 3소 대통령이 됐다"며 분위기를 띄웠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당·정·청이 일치단결하고 서로 믿고 의지를 하나로 모은다면 국회 사정이 아무리 어렵고 힘들어도 헤쳐 나갈 수 있다고 자신할 수 있다"며 "정권교체 이후 첫 번째 국정감사와 예산을 다루는 정기국회를 힘있게 추진하겠다"면서 당·정·청 소통을 강조했다.
우 원내대표는 또 '무감어수 감어인'(無鑑於水 鑑於人·물에 자신을 비추지 말고 사람에 비추라는 뜻)을 언급하며 "우리가 만들어내는 개혁·입법·예산이 그저 형식적인 게 아니라 사람에게 다가가고 사람의 눈에 보이고 귀에 들리는, 그래서 국민의 삶을 바꾸는 예산과 입법이 되도록 실질적인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다.
오찬 회동에서는 7명이 발언 기회를 얻었다.
6선 이상 또는 국회 부의장 출신(이해찬ㆍ문희상ㆍ박병석ㆍ이석현), 여성 의원(박영선ㆍ전현희), 대통령 당선증을 받은 의원(안규백)을 기준으로 발언자를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무현 정부 때 초대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낸 문희상 의원은 "1기 (김대중) 민주정부 때는 감격해서 이 자리에서 울었고, 2기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됐을 때는 노래(임을 위한 행진곡)를 목청껏 불렀고, 3기(문 대통령) 때는 국정이 이른 시일 안에 안정된 것이 감격스럽다"고 밝혔다.
당내 '중국통'인 박병석 의원은 "(11월에 열리는) 중국의 전당대회가 끝날 때까지 한중관계를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영선 의원은 "여성 장관 30% 공약 지켜주셔서 감사하다"면서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한 당청 특별위원회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행사가 끝나자 많은 의원이 문 대통령과 둘만의 사진을 찍으려고 기다렸고, 일부 의원은 사진을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황진영 기자 young@asiae.co.kr
부애리 기자 aeri34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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