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만주(지분 0.33%) 블록딜…818억원 규모
지분에 연연하지 않는다는 메시지 전하려는 의도라는 해석 많아
[아시아경제 한진주 기자] 네이버(NAVER) 창업자인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보유지분 11만주(0.33%)를 블록딜(시간 외 매매)했다.
23일 네이버는 이해진 GIO가 보유지분 11만주를 시간외 매매해 보유지분이 4.64%에서 4.31%로 감소했다고 공시했다. 이 GIO는 주당 74만3990원에 11만주를 매도해 818억원을 확보하게 됐다.
앞서 이해진 GIO는 지난 21일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블록딜 수요조사에 나섰으나 불발되자 그 다음날인 22일 외국인 투자자 등에게 주식을 매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장 마감 직후 외국인은 2만2000주를 순매도했으나 이날 저녁을 기해 8만7514주 순매수로 전환했다.
이 GIO가 주식을 매도한 것은 공정거래위원회의 총수 지정 문제와도 관련이 있다. 지분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전하려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해진 GIO는 지난 14일 직접 공정위를 방문해 네이버를 총수 없는 기업집단으로 지정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네이버에게 민감한 문제지만 공정위에서 이 GIO를 총수로 지정하려는 것의 연장선상에서 바라봐야 한다"며 "다른 대기업 총수들과 다르게 지분에 연연할 필요가 없는 상황이고 창업자로서의 역할만 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ICT업계 관계자는 "총수없는 기업집단으로 지정하기 위한 행보라고 볼 수 있다"며 "공정위에게 '난 언제든 엑시트 할 수 있다'는 시그널을 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네이버의 총수 지정 문제에 대해 지분율보다는 '실질적 영향력'을 우선시한다는 점에서 공정위의 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다. 지난 21일 김 위원장은 "기업에 실질적 영향력을 행사하는지 오직 하나의 기준으로 판단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네이버 측은 이해진 GIO의 지분 매각은 개인적인 이유라고 설명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지분을 매각한 것은 개인적인 목적이고 신사업 투자 등과 관련 짓는 건 다소 무리가 있다"며 "지분 규모 등으로 볼 때 매각을 계획하다가 시기가 겹친 것으로 해석된 것"이라고 말했다.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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