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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카, 보트, 둥지까지…주택난이 주거 풍경을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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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는 집값에 전세계 곳곳에서 주거환경 바뀌어

캠핑카, 보트, 둥지까지…주택난이 주거 풍경을 바꾼다 실리콘밸리 인근 도로에 들어선 캠핑카/사진=가디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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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난은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전 세계 주택 가격은 2008년 금융위기로 크게 떨어진 이후 2012년부터 다시 반등하고 있다. 전 세계적 주택난 속에 주거 풍경도 바뀌고 있다. 세계 곳곳에 다양한 형태의 주거시설이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 실리콘밸리에는 캠핑카에 거주하는 캠핑족이 늘어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팰로앨토~마운틴뷰~새너제이로 이어지는 실리콘밸리 일대 도로에는 최소 수백명이 거주하고 있다고 이 지역 언론들은 전했다. 캠핑카 거주족은 인근 마트와 공원 공공화장실 등에서 세수와 용변을 해결한다. 인터넷은 공용 와이파이로, 전기는 소형 발전기나 배터리 등으로 조달한다.


실리콘밸리의 비싼 주택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한 주민들이 중고 캠핑카를 구입해 인근에서 생활하고 있는 것이다. 애플, 페이스북 등의 IT기업이 성장하면서 이 지역에는 10년 동안 수만명의 직원이 유입됐다. 이에 따라 집값과 임대료는 급등했다. 상업용 부동산 전문 회사인 리스(Reis)에 따르면 실리콘밸리의 월평균 임대료는 2496달러(약 280만원)에 달한다.

캠핑카, 보트, 둥지까지…주택난이 주거 풍경을 바꾼다 독일 가이어스발더 호숫가에 위치한 수상 가옥/사진=슈테판 푸싼(Stefan Fussan)



유럽에서는 주택난 해소를 위해 해상과 공중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영국 런던에는 템스강에 보트를 띄워놓고 거주하는 일명 ‘신 보트피플’이 등장한 지 오래다. 비싼 주택 가격과 월세 때문에 집을 구하지 못한 사람들이 선상 위에 보금자리를 잡은 것이다.


런던의 ‘신 보트피플’은 3만명에 달하는데 대부분이 직장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브렉시트 반대 진영에 나섰다가 테러로 목숨을 잃은 조 콕스 하원의원도 지역구에서 올라와 런던에서 의정활동을 할 당시 선상 생활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독일에서도 수상 가옥이 인기를 끌고 있다. 독일 일간지 쥐트도이체 차이퉁은 2015년 6월 기준으로 독일에 있는 합법적인 수상·선상 가옥이 200채 정도라고 밝힌 바 있다. 다만 공식적인 통계가 없어 정확한 수치를 파악하기는 어렵다.


이러한 현상은 최근 독일 부동산 가격이 빠른 속도로 오르면서 벌어졌다. 독일 통계청에 따르면 독일 주택가격지수는 2010년을 기점으로 급격히 상승하고 있다. 한편 독일에서 수상 가옥 한 채를 짓기 위한 비용은 약 35만~50만유로(약 4억3000만~6억3000만원) 정도다.


이외에도 덴마크 코펜하겐,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등 많은 유럽도시에서 수상 가옥을 주택난의 해결책으로 선택하고 있다.


캠핑카, 보트, 둥지까지…주택난이 주거 풍경을 바꾼다 도심의 콘크리트 절벽이나 암벽에 짓는 ‘네스틴박스’ /사진=nestinbox



스웨덴 스톡홀름에선 주택난을 해결할 방안으로 절벽에 집을 짓는 아이디어가 제시됐다. 스톡홀름 집값은 최근 2년 새 15% 넘게 뛰었다. 스톡홀름은 지난해 유럽에서 런던 다음으로 부동산 버블이 심한 도시로 꼽히기도 했다. 특히 스웨덴 정부가 전체 인구의 10%가 넘는 시리아 난민에게 무상 주택을 제공하면서 스웨덴 전국에 주택난이 심화되는 상황이다.


이에 건축설계 컨설팅 집단인 ‘마노팩토리(Manofactory)’는 사람이 사는 둥지 ‘네스틴박스(Nestinbox)’를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네스틴박스는 새 둥지라는 뜻으로, 도심의 콘크리트 절벽이나 암벽에 짓는 둥지 같은 집을 의미한다. 비싼 땅 값을 피해 공중에 집을 짓겠다는 것이다.


마노팩토리는 토지 사용료를 줄이고 저렴한 주택을 공급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에 따라 네스틴박스 크기를 50㎡(약 15평)로 제한하고 1~2인이 사용하기에 최적화된 집을 설계했다. 또 네스틴박스에 강철심을 박아 단단하게 고정하고 목재를 사용해 무게를 가볍게 만든다는 게 마노팩토리의 설명이다. 그러나 네스틴박스는 아직까지 실제 건축이 이뤄지지는 않았다.


캠핑카, 보트, 둥지까지…주택난이 주거 풍경을 바꾼다 홍콩 사진작가 베니 램(Benny Lam)이 포착한 '롱옥(籠屋)'/사진=베니 램 페이스북



세계에서 가장 집값이 비싼 도시인 홍콩의 주택난은 단연 두드러진다. 지난해 미국 컨설팅 업체 데모그라피아 인터내셔널의 조사에 따르면 홍콩의 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은 6년 연속 세계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홍콩 아파트 가격은 2003년부터 2015년 사이에 약 4배 가까이 치솟았고 2016년 이후에도 15%나 올랐다.


때문에 홍콩에는 소형 평수의 집들이 우후죽순 자리하고 있다. 홍콩 통계청에 따르면 약 20만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반 평도 되지 않는 크기의 ‘롱옥(籠屋)’에 살고 있다. 롱옥은 가로 90㎝, 세로 180㎝ 규모의 임시건물로, 성인 1명이 간신히 들어간다.


뉴질랜드 오클랜드에는 차고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마저도 400뉴질랜드 달러(약 32만원)의 임대료를 내야 한다. 뉴질랜드 부동산 감정회사 QV에 따르면 오클랜드의 평균 주택가격은 지난해 100만 뉴질랜드 달러(약 8억원)을 돌파해 2007년에 비해 85.5% 폭등했다.


캠핑카, 보트, 둥지까지…주택난이 주거 풍경을 바꾼다 3D 프린터로 만든 집/사진=아피스 코어



한편 건설업계는 3D 프린팅에서 주택난 해결 방안을 찾고 있다. 최근 미국 벤처기업 ‘아피스코어(Apis Cor)’는 3D 프린터로 하루 만에 37㎡(약 11평) 크기의 소형 주택을 만들었다. 집을 짓는 데는 1만134달러(1100만원)가 들어 기존 건축 기술과 비교해 70%까지 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다. 제조사는 골격을 3D 프린터로 출력한 후 나머지 부분을 특수 접착제와 건설 재료로 붙여서 완성했다.


이미 중국에선 3D 프린터로 집을 지어 파는 사업이 주목 받고 있다. 중국 건축회사 원선은 2015년 대형 크레인에 달린 3D 프린터를 이용해 하루에 길이 32m, 높이 10m짜리 주택 10가구를 지었다. 주택 한 가구 가격은 4800달러에 머물렀다.






아시아경제 티잼 김경은 기자 sil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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