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증마크만 보고 구매한다? 'NO'
홈페이지ㆍ블로그 서 확인 후 구매
[아시아경제 조호윤 기자]직장인 염세현 씨는 최근 살충제 계란 파동 이후 계란 등 먹거리 구매할 때 더 만전을 기하고 있다. 과거에는 대형마트, 백화점 등에 납품된 대기업 브랜드 계란을 구매했다면, 이제는 홈페이지 등을 통해 사육과정을 공개하는 농장의 제품만 구매하고 있다.
그는 "살충제 성분이 검출된 농장 중 다수가 '친환경'인 것으로 밝혀져 충격 받았다"며 "나와 우리 가족들이 먹을 음식인 만큼 더 꼼꼼하게 따져보고 구매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살충제 계란 파동으로 소비자들이 안전한 계란 고르는데 신중을 기하고 있다. 과거에는 대형마트에 진열된 계란을 브랜드와 인증마크를 믿고 구매했다면, 이제는 구매하는 계란 농장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구매하는 모습이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육아커뮤니티 등에는 살충제 계란 파동 이후 안전한 먹거리 구매법이 속속 게시되고 있다. 계란에 대한 공포가 빵 등 전체 먹거리로 확산되자, 계란 없이 머핀 만드는 방법 등이 공유되면서 대체 상품을 찾는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동물복지 계란도 부상하고 있다. 30대 주부 이명희 씨는 "국내에서 그나마 믿을만한 축산 환경은 동물복지 인증마크를 받은 곳인 것 같다"며 "최근에는 농장 주인들이 블로그 등을 통해 사육과정을 공개해 더 신뢰감이 든다"고 말했다.
동물복지 축산농장 인증제는 높은 수준의 동물복지 기준에 따라 인도적으로 동물을 사육하는 소ㆍ돼지ㆍ닭ㆍ오리농장 등에 대해 국가에서 인증하고 인증농장에서 생산되는 축산물에 '동물복지 축산농장 인증마크'를 표시하는 제도다. 2012년 산란계, 2013년 돼지를 대상으로 인증제를 도입했고, 대상 축종이 확대될 계획이다.
계란에 대한 소비자 불안감이 커지면서 동물복지 계란이 주목받게 된 이유는 살충제 성분이 검출된 농장 중 다수가 '친환경'인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농림축산식품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18일 발표한 전국 모든 산란계 농장에 대한 전수조사 결과를 보면, 총 49곳에서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시중 유통이 금지된 '살충제 계란'이 검출된 것. 이 조사는 전국 산란계 농장 1239개(친환경 농가 683개ㆍ일반 농가 556개)에 대한 결과다.
살충제 계란에 대한 소비자 불안감은 여전히 높다. 50대 주부 이영아 씨는 종로구에 위치한 마트 계란 코너를 둘러보며 "비싼 돈 주고 구매한 친환경 농장 계란에서 오히려 살충제 성분이 더 검출됐다"며 "가족들이 먹는 음식이라는 생각에 꼼꼼히 따져보고 골랐다고 자부했는데 정말 믿고 먹을 만한 게 없다"고 말하며 허탈해했다.
조호윤 기자 hod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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