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정치권에서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연대 가능성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바른정당 소속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지방선거 연대 가능성을 언급하고 나선 데다 정치 편향 논란이 제기된 이유정 헌법재판관 후보자 문제에도 양당이 공동 대응하기로 하면서 향후 전개에 정치권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남 지사는 17일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정치는 늘 살아 있기 때문에 어떤 방향으로도 갈 수 있다고 본다"면서 양당의 연대에 대해 "얼마든지 가능한 이야기"라고 말했다. 남 지사의 이 같은 발언은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내년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출마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두겠다"고 말한 것에 대한 화답으로 풀이된다.
양당은 이미 정책을 연대하고 있는 모습이다. 국민의당 김동철, 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이유정 헌법재판관 후보자에 대한 지명철회를 문재인 대통령에게 요구했다. 두 원내대표는 "헌법재판관 후보자 중 이렇게 정치 편향적인 사람은 없었다"고 밝혔다. 이 후보자 사퇴까지 양당은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 같은 양당의 공조가 선거로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우선 국민의당은 당 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눈앞에 두고 있어 새 지도부 구성에 따라 연대의 폭과 깊이는 달라질 수 있다.
유력 당권 주자인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최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바른정당과의 연대에 대해 "5%도 안 되는 지지율을 가진 정당과 손잡으면 같이 벼랑에 떨어질 수 있다"며 "절벽에 매달려 목숨이 왔다 갔다 하는 사람한테 '지금 혹시 연애하고 싶냐, 좋은 분 소개해 주겠다'는 것"이라고 연대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바른정당도 연대 논의보다는 자강에 더 힘쓰겠다는 분위기다. 이혜훈 바른정당 의원은 연대 가능성에 대해 "어떻게 자강하고 우리 두 발로 홀로 설 수 있느냐에만 초점을 두고 있다"며 "모든 것이 해석에 불과하니 명시적인 제안이 오면 그때 저희가 답하겠다"고 말했다.
호남을 기반으로 한 국민의당이 보수정당인 바른정당과 함께 선거에 나설 수 있느냐는 지적도 있다. 한 야권 관계자는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연대를 한다면 최대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며 "자칫 어설픈 연대가 이뤄진다면 도리어 각자의 지역 기반을 잃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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