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 그만둔 건 경영진 요구…美엔 가족 만나러 다녀올 생각 있어“
[아시아경제 김민진 기자] 2009년 검찰의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 당시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을 맡았던 이인규 변호사가 9년 동안 재직한 로펌을 그만두고 미국행을 준비하는 것과 관련해 ‘도피성 출국’이 아니라는 의미의 해명을 내놨다.
이 변호사의 로펌 퇴직과 미국행이 국가정보원 개혁발전위원회가 노무현 전 대통령이 스스로 목숨을 끊기 전 검찰 수사와 관련해 ‘논두렁 시계’ 사건 진상조사에 착수하겠다고 나선 시점과 맞물려 ‘도피설’이 제기된 것에 따른 반론이다.
이 변호사는 16일 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통해 “모 언론은 본인이 국정원TF의 '논두렁 시계 보도' 관련 조사를 회피하기 위해 미국으로 도피할 예정이라고 보도했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며 “법무법인을 그만둔 이유는 경영진의 요구에 따른 것이었으며 미국에는 가족을 만나러 다녀올 생각은 있다”고 밝혔다.
지난 10일 시사저널은 이 변호사가 로펌 퇴사와 동시에 해외로 나갈 준비를 하고 있고, 법조계 안팎에서는 이를 도피성 출국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고 보도했다.
‘논두렁 시계’ 사건은 노 전 대통령 수사가 한창이던 2009년 5월13일 언론에 보도되면서 사회적으로 파문을 일으켰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노 전 대통령은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회갑 선물로 1억원짜리 명품시계 두 개를 선물을 받았고, 검찰이 이에 관해 묻자 노 전 대통령이 “아내가 논두렁에 버렸다”고 진술했다는 것이다.
보도 직후 노 전 대통령 측은 “해당 진술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고, 검찰은 “관련 진술을 확보하거나 유출한 바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검찰은 뚜렷한 이유 없이 노 전 대통령에 대한 기소를 미뤘고, 노 전 대통령은 보도 이후 열흘 만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와 관련해 이 변호사는 2015년 다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검찰은 전직 대통령에 대한 수사 내용으로 ‘언론플레이’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으며, 명품시계를 논두렁에 버렸다는 언론보도 등은 국정원 주도로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민진 기자 ent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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