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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독대, 청탁할 분위기 아니었다…대꾸도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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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원다라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과 독대 때는 청탁할 분위기가 전혀 아니었습니다. 특검 조사 때 당시 상황을 상세히 말했지만 일국의 대통령이 언론사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한 사실이 기록에 남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해 기재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진동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 부회장 등에 대한 50차 공판 피고인 신문에서 "그동안 말하고 싶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특검은 이 부회장에게 '안종범 수첩'에 대한 이 부회장의 진술조서를 제시하며 "안종범 수첩에 적힌 내용이 독대 때 한 대화 내용이 맞나"라고 질문했다. 이 부회장은 특검의 질문에 "수첩에 적힌 은산분리, 미르·K 스포츠재단, 금융지주사, 빙상·승마에 대한 내용을 얘기하지 않았다"며 "안 전 수석과 박 전 대통령 두 분이 대화를 나누셨는지는 모르겠지만 저한테는 한 기억이 없다"도 대답했다. 또 "안 전 수석이 왜 저렇게 기재했는지 모르겠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 부회장은 "이 부분은 말씀드리고 싶었다"며 "특검 조사때 설명은 드렸는데 기재가 안 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시 조사를 받을 때 박 전 대통령이 JTBC에 영향력을 행사해달라고 하며 상당히 많이 화를 내 제가 뭔가 말할 상황이 아니었다고 진술했지만 대통령 탄핵 정국이기 때문에 그 내용을 기재하지 말아달라고부탁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부회장은 기재되지 않은 당시 진술 내용을 설명했다. 이 부회장은 "박 전 대통령이 신사업 얘기 조금 하다가, 박 전 대통령이 홍석현 중앙일보 사장이 외삼촌 아니냐, 그 자회사 뉴스 프로그램이 어떻게 그럴 수 있냐, 나라를 생각하는 사람이면 그러실 수가 있냐, 뉴스 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냐고 화를 냈다"고 말했다.


또 "TV 안 보기 때문에 본적이 없다고 했더니, 이적단체라는 단어를 쓰면서 삼성 계열사니 가서 얘기를 좀 하라고 굉장히 강한 불만을 얘기했다며 "계열분리 된 지 오래됐고 독립된 언론사고 저한텐 손윗분이기 때문에 제가 가서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했더니 더 짜증내면서 어머님이 누님이시니까 말씀드리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건희 회장 건재하실때에도 그런 요청 안드렸었다고 했더니 얼굴이 빨개지도록 화를 내며 (삼성이) 정치의 야망이 있는 것 같으신데 자신을 비판하는 두 정치인에 줄을 대는것이냐고 해 대꾸해봤자 화만 더 돋굴것 같아서 가만히 있었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청탁을 했다고 하는데) 사실 3차독대 때는 1차 독대 때의 질책 정도가 아니라 저희를 정치적 의도가 있는 배후로 의심까지 하셨다"며 "전혀 청탁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검사님이 2월15일 안종범 수첩에 기재된 내용에 대한 조서를 저한테 보여주셨으면 이 진술을 꼭 조서에 남겼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원다라 기자 supermo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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