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노선', '제3의길' 등 노선경쟁 벌어질 듯
[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국민의당이 8·27 전당대회의 규칙을 확정하면서 본격적인 당 대표 선거전이 시작됐다. 대선 패배와 '문준용 의혹 제보 조작사건'의 여파에서 출발한 선거인 만큼, 이번 전당대회에서 각 주자들이 어떤 극복방안을 내놓을 지 관심이 모인다.
30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당에서는 내달 1일 천정배 전 공동대표의 당 대표 선거 출마 선언을 전·후로 지도부 선거 후보군들이 점차 수면 위로 부상할 예정이다.
또 다른 당권 주자인 정동영 의원은 일찌감치 지난 11일 출마를 선언했고, 이외에도 김한길 전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이언주 의원 등이 물밑에서 당권 도전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선자 만큼이나 관심을 모으고 있는 것은 각 당권 주자들이 내놓을 '해법'이다. 대선 패배와 제보 조작사건의 여파에서 출발하는 선거인 만큼, 최대 쟁점 역시 이에 대한 극복방안이 될 수 밖에 없는 까닭이다.
가장 먼저 당권 도전에 나선 정 의원은 개혁 정체성과 '공당(公黨)' 건설을 들고 나왔다. 정 의원은 지난 11일 기자간담회에서 "지난해 4월 총선 이후 지금이야 말로 강력한 공당을 건설 할 때라고 주장했지만, 오늘까지 당의 건설은 지체됐다"며 "창당 후 18개월이 흘렀지만, 12개월은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였고, 이같은 비 정상적인 당 운영 속에 이유미 사건과 같은 불행이 잉태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정 의원은 당의 정체성과 관련해서는 '개혁의 경쟁자'를 들고 있다. 그는 "국민의당은 야당이지만 수구야당과는 분명히 다른 야당"이라며 "민주주의의 회복과 정착과정에서 개혁 경쟁자로서 역할을 다하는 것이 여권과의 관계설정의 기본"이라고 강조했다.
출마 선언이 임박한 천 전 대표 역시 개혁을 강조하고 있다. 천 전 대표는 28일 불교방송(BBS)에 출연해 "우리 당은 진보와 보수를 넘어서서 국민의 권리를 확대하고 민생을 안정시키는 변화를 추진해야 한다. 이는 개혁이라고 불러야 한다"며 "개혁은 진보와도, 보수와도 다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천 전 대표는 당의 또 다른 정체성인 중도노선에 대해서도 물에 물 타듯, 술에 술 타듯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입장을 치열하게 표현하고 추진한다는 점에서 (중도를) '극중(極中)'이라 할 수 있는 것"이라며 "합리적 자세를 가져야 하지만 우물우물 할 것이 아니라, 치열하게 국민을 설득하고 입법과정에도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당내에서는 '제3의 길'이라는 정체성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기류도 나타나고 있다. 중도·보수로서의 뚜렷한 지향점 찾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의원은 앞서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국민의당이 비록 지금은 어려움에 봉착했지만 창당의 초심은 절대로 흔들려선 안 된다"며 "국민의당이 본디 가고자 했던 제3의길, 새정치에 대한 발걸음을 멈춰서도 안된다"고 전했다.
이 의원은 아울러 "국민의당의 정체성을 명확하게 정립하고 물러설 수 없는 부분은 강력히 싸워야 한다. 기존의 좌우 기득권 모두와 싸울 수 있는 용기와 결기가 있어야 한다"며 "혁신적 노선 투쟁을 통해 국민의당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논의해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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