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국민의당이 '단일성 집단지도체제'로 8ㆍ27 전당대회의 규칙을 확정하면서 당 대표 선거가 활기를 띠고 있다. 선거 판세를 좌우할 변수로는 지도체제 변경에 따른 주자들의 이합집산, 노선경쟁,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 지지자들의 선택 등이 꼽힌다.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당 당 대표 선거는 현재까지 출마를 공식 선언한 정동영 의원, 당권 도전을 여러 차례 시사한 천정배 전 공동대표가 양자구도를 형성한 상태다.
선거의 룰이 확정되면서 김한길 전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이언주 원내수석부대표, 문병호 전 최고위원 등도 출마를 검토하고 물밑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선 선거 초반 1차 변수로는 당 대표-최고위원 분리 선출에 따른 주자 간 이합집산이 꼽힌다. 당 대표-최고위원 후보가 '러닝메이트'로 출마하게 될 경우 판세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작지 않아서다.
한 당 관계자는 "당내 경선 역시 적잖은 비용이 필요한 만큼, 일부 주자들이 최고위원 선거로 눈을 돌릴 것"이라며 "이들이 당 대표 후보군과 짝짓기를 통해 선거운동을 벌이게 되는 것도 관전 포인트"라고 설명했다.
노선경쟁도 주목할 만한 쟁점이다. 양대 주자인 정 의원과 천 전 대표는 각기 '개혁의 경쟁자', '합리적 개혁'을 새 노선으로 제시한 상태다. 그러나 이 원내수석, 문 전 최고위원 등은 최근 '제3의 길'을 주장하며 맞서고 있다.
이 원내수석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국민의당이 비록 지금 어려움에 봉착했지만, 본디 가고자 했던 제3의 길, 새 정치에 대한 발걸음을 멈춰선 안 된다"며 "이제 혁신적 노선투쟁을 통해 당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논의해야 한다"고 일전을 예고했다.
그러나 최대변수는 결국 안 전 대표가 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안 전 대표가 직접 출마하거나, 특정 후보를 지원하지 않더라도, 안 전 대표 지지자들의 선택에 따라 선거결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한 핵심관계자는 "대선에서 패배했다지만 선거 기간 국민의당의 지지율은 단 한 번도 안 전 대표의 개인 지지율을 넘어선 적이 없다"라며 "안 전 대표를 보고 입당한 당원들도 적지 않은 만큼, 누가 무주공산이 된 표를 잡느냐가 승부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각 후보군은 최근 안 전 대표와의 거리 좁히기에 몰두하는 양상이다. 천 전 대표는 이날 불교방송(BBS)에 출연해 당내 일각의 책임론과 관련 "안 전 대표는 당의 매우 소중한 자산이자 지도자"라며 "특정 지도자를 속죄양으로 만들려는 태도는 적절치 못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