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임원 한 명도 없는 곳 336개사 67.2% 달해
금융·보험업 여성 취업자 53.7% 여성 임원 2.7%
[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국내 500대 기업 임원 가운데 여성 비율은 2.7%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3분의 2 이상은 여성임원이 단 한 명도 없었다.
여성가족부는 26일 매출액 기준 500대 기업의 여성임원 현황을 분석해 발표했다. 이번 분석은 전자공시시스템에 공개된 사업 보고서를 바탕으로 이뤄졌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500대 기업 여성임원 수는 총 406명으로 비율은 2.7%에 그쳤다. 2014년(2.3%)에 비해 0.4%포인트 상승했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의 10분의 1가량 수준이다. 해외 다른 나라의 여성 임원 비율을 살펴보면 스웨덴 35.9%, 영국 25.5%, 미국 20.3%에 달한다.
여성임원이 한 명도 없는 기업은 같은 기간 69.6%에서 67.2%로 소폭 감소했지만 336개사로 전체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다.
산업별 여성임원 비율은 도·소매업이 4.9%로 가장 높고 금융·보험업 2.7%, 제조업 2.3%, 건설업 0.8% 순이었다. 제조, 건설, 도·소매업 모두 여성 임원 비율이 증가했지만 금융·보험업의 경우만 여성임원 비율이 3.0%에서 2.7%로 오히려 감소했다. 금융·보험업 여성 취업자의 비율은 53.7%로 절반이 넘는다.
정부는 공무원, 공공기관 관리자 등 중요 분야 여성 대표성 제고 계획을 수립하는 한편, '적극적 고용개선조치'를 통해 현행 전 공공기관과 500인 이상 민간 기업에서 지방 공기업까지 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다. 적극적 고용개선조치란 여성 근로자·관리자 비율이 규모별, 동종 업종 평균의 70%에 미달한 기업에 시행 계획서를 제출토록하고 그 이행 실적을 점검하는 제도다.
아울러 여성가족부는 '여성인재 아카데미'를 통해 경력단계별 역량강화 교육을 제공하고 '좋은 여성 일자리 늘리기 기획단'을 꾸려 민간 부문에서 여성 대표성 제고를 위한 과제를 논의할 계획이다.
정현백 여가부 장관은 "역량을 갖춘 여성인재들이 실질적인 의사결정 권한을 갖는 여성임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공공부문 여성관리직 확대를 적극 추진하겠다"며 "점진적으로 민간까지 확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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