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패러다임 전환, 우리 경제 살릴 방법"
"정부는 기업의 경제 활동을 돕는 동반자"
재계, 일자리 창출·상생협력 방안 약속
[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 문재인 대통령 28일 주요 기업인들과 만나 "새 정부의 경제철학을 기업인들이 공유하기를 요청하며 그 목표를 이루도록 함께 힘을 모아 주기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6시부터 130여분 간 청와대에서 진행된 주요 기업인과의 간담회에서 "우리 경제를 저성장의 늪에서 끌어내 성장 동력을 만들어내고 양극화, 저출산, 고령화를 극복하고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비하는 것이 우리의 당면과제"라면서 이 같이 말했다고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경제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사람중심 경제를 목표로 일자리중심, 소득주도, 공정경제, 혁신성장을 그 방향으로 삼고 있다"며 "혹시 이 패러다임의 전환이 경제와 기업에 부담이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이제 그렇게 하자면 우리 경제를 살릴 방법이 없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 같은 방향을 세계적인 흐름이라고 부연했다. 문 대통령은 또 "기업은 경제활동을 통해 국가경제에 기여하는 것이고 정부는 경제정책을 통해 기업의 경제활동을 돕는 동반자"라며 "아무 격의 없이 허심탄회하게 기업의 걱정과 애로를 포함해 편안하게 말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전날 8명의 기업인을 만난데 이어 이날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허창수 GS 회장, 최길선 현대중공업 회장, 황창규 KT 회장,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등 7명을 초청해 대화를 나눴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도 참석했다. 청와대 참모진과 김동연 경제부총리 등도 전날과 마찬가지로 함께 했다.
기업인들은 이날도 준비해 온 일자리창출과 상생·협력 방안을 내놨다. 최태원 회장은 "일자리 창출효과가 큰 사회적 기업 200개 지원을 통해 고용창출을 지원할 계획"이라며 "임금공유제도도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2·3차 협력업체와 임금격차 줄이는 방법으로 현금 결제 비중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최태원 회장이 문재인정부의 경제 철학과 통하는 계획을 밝히자 문 대통령은 반색했다. 문 대통령은 "사회적 기업을 지원하는 관계 법안을 정부가 적극적으로 추진해보라"고 당부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또한 "사회적 기업의 조달시장 접근 확대는 이미 검토 중"이라며 "평가지표에 사회가치를 포함하는 장치를 강구하겠다"고 답했다.
권오현 부회장은 "현재 반도체 인력 수급 문제에 크게 봉착해 있다"며 "이공계 인재 양성, 반도체 소재 중소기업 육성 노력에 정부의 적극적 지원을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황창규 회장은 500만개에 이르는 KT 인프라를 활용해 미세먼지 측정 대책법을 제안했다. 또 4차산업 관련 교육센터를 정부와 대기업이 지원하는 방안을 건의했다.
허창수 회장은 "일자리 창출과 세금을 많이 내도록 노력해 왔고 앞으로도 최선을 다해 노력할 것"이라며 GS리테일 가맹점주의 최저수입보장 확대 방안을 약속했다. 신동빈 회장은 40% 이상의 인력을 여성 인재로 채용하고 있는 것과 지난 10년간 정규직을 가장 많이 늘려온 점을 소개했다. 이어 서비스 산업 육성 대책도 건의했다.
조원태 사장은 "조종사와 정비사들의 부족과 항공 산업의 국제 간 치열한 경쟁 속에서 항공 산업의 발전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길선 회장은 "대한민국의 조선 산업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조선업의 불황 극복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해 노력할 것이고 인력 양성, 해양기자재 개발 등을 위한 정부의 지원을 건의드린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에 대해 "2019년경이면 조선 산업이 나아질 것이라는 예상을 하고 있는데, 그 때까지라도 공공발주를 통해 자체 수요를 늘리는 방법을 고려하고 중소업체의 경우 수주를 하더라도 금융지원이 있어야 효과가 있으므로 이들에 대한 금융지원 확대 방안을 찾아보라"고 지시했다.
이민찬 기자 leemi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